지하경제 '금(金)시장' 양성화 방안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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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경제 '금(金)시장' 양성화 방안 골머리
  • 이승구 기자
  • 승인 2013.03.1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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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금(金)은 현금으로만 거래해요, 신용카드는 안받아요”지난 9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종로3가역 앞. 빌딩마다 귀금속 전문점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K금은방에 들어서자 고급스럽고 화려한 반지와 목걸이, 팔찌 등 귀금속들이 눈에 띈다.업주 A(65.여)씨는 1돈짜리 돌 반지는 현금으로만 거래한다고 귀뜸했다. “현금 23만원”이라고 말했다.J금은방도 사정은 마찬가지다.업주 B씨는 “현금을 내면 1돈짜리 돌 반지를 22만5000원에 줄 수 있다”고 말했다.P금은방은 조금 사정이 달랐다.신용카드로 거래가 가능했다. 하지만 돌 반지 하나의 가격이 25만9000원으로 현금가격(23만원)보다 훨씬 비쌌다.업주 B(42.여)씨는 “부가세 등 세금과 카드수수료가 붙어서 현금가격과 똑같이 팔면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서울 외곽의 금은방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같은 날 오후 8시20분께 강서구 화곡동의 G금은방.돌 반지 가격은 23만이고 신용카드는 아예 받지 않는다고 했다.양천구 목동의 Y금은방은 현금으로 24만원, 신용카드를 내면 28만원을 긁어야 한단다.박근혜 정부는 우리나라의 지하경제를 GDP대비 24% 수준인 372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금’은 대표적인 지하경제 상품으로 분류된다.금 도·소매상이 취급하는 상당량이 밀수 등을 통해 국내로 들어온 뒤 불법으로 유통되기 때문이다.사정이 이렇기 때문에 금은방들은 신용카드 결제를 기피하고 있다.신용카드 거래하면 매출내역이 고스란히 국세청에 노출돼 부가가치세와 특별소득세 등의 많은 세금을 물어야 한다.이 때문에 금은방 업주들은 금 값을 깎아주는 흉내를 내면서 현금거래를 유도한다.고객이 꼭 신용카드로 결제하겠다고 하면 신용카드 거래에서 발생하는 세금을 고객에게 뒤집어 씌운다.금을 현금으로 매입하는 고객들이 금은방 업주가 물어야 하는 세금과 신용카드 수수료 등을 대신 내게 되는 셈이다.금은방의 이러한 행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정책은 제역할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게다가 현금 위주로 거래되는 금 시장의 규모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음성화된 금 시장의 탈세를 막기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제대로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는 게 국세청 관계자의 설명이다.정부는 금 시장 등 지하경제를 양성화해 탈세를 뿌리뽑겠다고 강조하고 있다.하지만 '현금영수증' 등 기존의 제도적 장치 이외에는 마땅한 방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국세청은 제도적인 장치를 강화하는 것 보다는 납세의식의 전환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국세청 관계자는 "금시장의 음성화를 막기 위해 ‘현금영수증’제도와 ‘매입자 납부제도’ 등과 함께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하지만 제도적 장치가 효과를 보려면 금은방 업주들의 납세의식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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