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올해도 약가 인하 추진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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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올해도 약가 인하 추진에 ‘울상’
  • 권희진 기자
  • 승인 2013.04.2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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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재 약가인하 움직임에 볼멘소리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정부의 추가 약가인하 추진에 제약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약가인하 폭을 현행 10%에서 두 배가량 확대하는 내용의 ‘사용량 약가 연동제’개편안을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시행할 계획이다.

사용량 약가 연동제란 건강보험 재정 절감을 위해 사용량이 증가한 의약품에 대해 보험약가를 인하하는 제도이다.

이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일부 제약사들의 의약품은 수익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사용약가 연동제에 따른 약값 인하폭은 최대 20%로 조정, 연간 매출 증가액이 50억~70억원 이상인 제품 또한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복지부는 이번 개편안을 통해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싼 국내 약값을 안정시킬 수 있는 대책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제약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며 정부의 약값 인하 움직임에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해 4월 일괄 약가인하 시행 이후 1년 만에 또 다시 약가인하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해 일괄 약가인하 여파로 국내 10대 상위제약사들은 연평균 6000억원 정도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약가인하 정책으로 인해 지난 해 실적부진을 겪었는데 또 다시 약가인하가 시행되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또한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크게는 제약사들의 본업인 신약개발 마저 뒷전이 될 수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제일약품과 일동제약 두 양사는 지난 해 시행된 일괄 약가 인하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다.

양사는 지난해 각각 126억원과 12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대비 각각 61.6%, 65.4%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약가인하 여파로 인한 제약업계 규모 축소가 맞물리면서 구조조정을 단행한 제약사도 있다.

한국화이자는 지난 1969년 국내법인 설립 이후 처음으로 지난 1월 희망퇴직프로그램을 통해 80명을 감축했다. 화이자는 지난해 총 45개 품목의 보험약가가 인하됐다.

앞서 한국얀센도 인원을 감축한 데 이어 아스트라제네카, 바이엘 등도 구조조정을 실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추가 약가인하 시행으로 제약사들의 연구개발 의지까지 희석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마저 흘러나오고 있어 향후 제약업계와 복지부와의 팽팽한 기싸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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