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정부가 ‘2020년 세법개정안’에서 소득세 최고세율을 현행 42%에서 45%로 인상하고,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양도소득세를 대폭 인상하는 등 고소득자에 대한 핀셋 증세에 나섰다. 다만 대기업에 대해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시적 감세 기조를 이어갔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기업의 적극적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22일 발표된 ‘2020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소득세 과세표준 구간에 1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 10억원을 넘으면 45% 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또 5억~10억원 구간에는 42% 세율을 적용키로 했다. 현재는 5억원을 넘는 과표구간에 세율 42%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표가 30억원인 근로소득자나 종합소득자의 소득세는 현행 12억2460만원에서 12억8460만원으로 오를 전망이다. 정부는 적용대상 인원을 1만6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정부는 부동산 세제와 관련해서는 부동산 투기수요를 막기 위해 종부세와 양도소득세를 각각 최고 6%, 72%로 대폭 인상하기로 했다. 또 논란을 빚었던 1주택 1분양권자의 분양권 주택수 포함과 관련해서는 법 개정 이후 분양권에 대해서만 적용하기로 했다.
주식 관련 세제의 경우, 정부는 2023년부터 주식거래로 수익을 낸 투자자에 대해 20%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되, 양도 차익의 비과세 한도를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대폭 상향하기로 했다. 또 증권거래세 인하 도입 시기도 1년 앞당기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식 양도세 도입 재검토를 지시한 데 따른 조치다.
또 정부는 기업 세제와 관련해서는 기업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통합투자세액공제를 신설하고, 코로나19로 위축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간이과세자의 부가가치세 납부면제 기준을 4800만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이번 세제 개편안과 관련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로서는 거의 조세중립적으로 세법개정안을 마련하고자 했으며 실제 300조원에 이르는 국세 수입 규모에 비해 세수 효과가 2021년 +54억원, 2021∼2025년 5년간 +676억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늘어나는 세금만 보고 증세 논쟁에 너무 몰두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임재현 기재부 세제실장도 “누적법 기준 세수효과가 마이너스인데 만약 정부가 부자 증세를 목적으로 했다면 누적법으로도 숫자가 크게 나와야 증세가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