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1대 첫 정기국회서 이낙연號 '협치' 시험대
공수처 문제가 첫 관문...여야 간극 좁혀지지 않아
[매일일보 조민교 김정인 기자] 지난 29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낙연 체제가 출범했다. 이낙연 체제 출범과 함께 9월 1일 21대 국회 첫 정기국회가 시작되는 만큼 여야 관계의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이전 이해찬 체제에서 여야는 극단적인 대립과 갈등의 정치를 벌였고, 4.15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뒤로는 여당의 일방독주가 계속돼 왔다.
▮이낙연 “통합의 정치” 약속
대야 관계와 관련, 이 신임 대표는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통합의 정치에 나서겠다”며 ‘원칙 있는 협치’를 약속했다. 그는 “국난을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려면 국민의 힘을 모아야 한다”며 “그 일에 여야와 진영이 따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의 정치는 필요하고도 가능하다고 믿는다”며 “마침 제1야당이 정강·정책을 바꾸고 극단과 결별하려 하고 있다. 환영할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도 통합의 노력을 강화할 것입”이라고 했다. “원칙은 지키면서 야당에 양보할 것은 양보하는 ‘원칙 있는 협치’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또 “그렇게 여야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대화를 통해 합의할 수 있는 사안도 늘어날 것”이라며 “합의 가능한 문제들을 찾아 입법화를 서두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선 여야의 의견이 접근하고 있는 비상경제, 균형발전, 에너지, 저출산 등 4개 특위를 조속히 가동할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도 “여야 원내대표께서 국회 내에 4개 특위를 구성하기로 의견을 접근시키고 있다. 비상 경제, 균형 발전, 저출산, 에너지,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제들을 다 망라한 것”이라며 “기왕에 의견이 접근됐으면 빨리 그 특위를 가동하면 중요한 문제들이 협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미래통합당이 정강·정책을 바꾸고 극단 세력과는 결별하겠다고 말씀을 하고 있으니 그렇게 되면 저희 민주당과 거리가 많이 가까워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심지어 정강·정책을 보면 저희들하고 겹치는 것까지 있다”며 “이렇게 서로가 겹치는 것은 빨리 입법화를 서두르면 협치의 영역이 넓어질 것이고 거기서부터 협치가 시작되면 상당히 용이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님을 곧 뵙고 그 부탁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고 했다.
다만 이 대표는 ‘원칙 있는 협치’의 예시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출범을 언급해 통합당과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주호영 “힘으로 부순 것 방치할거냐”
이에 대해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께 거는 우리 야당의 기대 역시 작지 않다”고 화답했다. 그는 “코로나 전쟁을 비롯한 국가적 현안에 여야가 본격적으로 머리를 맞댔으면 한다”며 “이 대표가 당내 정파적 이해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분이라는 점에서, 대표 경선의 와중에서 ‘재난 구호금은 선별적으로 지원돼야 한다’는 소신을 견지한 점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의회주의가 ‘다수결의 원칙’보다 여야의 협의와 숙의를 강조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느냐. 의회에서의 합리적 견제와 균형이, 희소한 국가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라며 “농부가 농사를 포기하지 않는 한 겨울에 볍씨를 먹어 치울 수 없고 소를 잡아먹을 수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주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결단도 함께 요구했다. 그는 “정치부 기자로, 4선 국회의원으로 의회 현장을 지켜온, 김대중 대통령의 ‘애제자’인 이 대표에게 묻고 싶다”며 “김대중 평민당 총재의 제안으로 1987년 체제 이후 지켜 온 의장단-상임위원장단 구성의 원칙이 다 허물어졌다. 여당이 이왕 힘으로 깨부순 것, 그대로 방치하실 거냐. 원상회복 시킬 거냐”고 물었다. 이어 “176석 정당의 횡포, 이 정도에서 중단시켜 달라”며 “여당은 걸핏하면 ‘법을 고쳐서라도 우리 뜻대로 하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있다. 야당에게 공수처장 비토권을 부여한, 시행도 해보지 않은 공수처법을 고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숙한 의회민주주의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억지이고 힘 자랑”이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법의 잣대가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었다 하면 국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사라진다. 국민의 신뢰가 사라지면 나라가 위태로워진다”며 “우리는 국회에서 사법감시 특위를 별도로 둘 것을 제안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 대표님의 현명한 판단이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