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유동성 위기 한라공조와의 M&A에 차질 빚을까 우려
[매일일보 황동진 기자] 한라비스테온공조(옛 한라공조)가 수백억원대 과세폭탄을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13일 한라공조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해 6월25일부터 10월12일까지 한라공조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 후 215억4000만원의 세금을 내라고 최근 통보했다.
국세청은 한라공조가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회사의 최대주주인 비스테온에 총 18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관련 세금을 축소 신고했으며, 지난 2010년 비스테온과 총괄서비스약정을 체결한 후 2년간 수수료 명목으로 약 100억원을 지출했음에도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고 과세 배경을 설명했다.이에 대해 한라공조 관계자는 “조세불복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일축했다.업계 일각에서는 한라공조가 215억원의 세금 폭탄을 맞음에 따라 현재 한라그룹과 추진 중인 M&A(기업인수합병)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한라그룹은 지난해 계열사 만도를 통해 한라공조 인수에 나서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라건설이 유동성 위기에 처하자 만도 자회사 마이스터를 통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지원에 나섰지만, 국민연금 등 기관 및 개인투자자의 반발을 사고 있다.만도 자회사 마이스터를 통해 지원하면서 상호출자 규제를 빗겨나기는 했지만, 부실 계열사 지원에 대한 우려와 주주가치훼손에 대한 우려로 일부에선 법적 소송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IB(투자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한라그룹이 지난해부터 옛 한라공조 되찾기를 시도했지만, 2조원대 달하는 인수가격을 조달하기는 힘들 것 보인다" 며 "이번 한라공조의 200억원대 과세 폭탄은 한라그룹에 있어서는 호재 일 수도 있고,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 한라그룹은 한라건설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이므로 한라공조 인수는 올해 안에는 무리일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지난 3월 한라비스테온공조로 상호 변경한 한라공조는 OEM 납품을 위주로 하는 한국 최대의 자동차 공기조절장치 단일품목 제조업체로 지난 1986년 미국 포드자동차와 한라그룹 계열사 만도가 합작 설립한 후 1996년 7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이후 1999년 3월 미국의 비스테온(Visteon)으로 대주주가 변경된 뒤, 1999년 7월 한라그룹 계열사에서 분리됐다.현재 한라공조의 최대주주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 VIHI, LLC(Visteon International Holdings, Inc.)가 지분 69.99%를 보유하고 있으며, VIHI의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가 비스테온이다. 다음으로 국민연금이 8.10%를 보유하고 있다.국민연금은 지난해 한라그룹이 한라공조 인수에 나설 경우 보유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에 합의하면서 한라그룹의 한라공조 인수 지원사격에 나섰지만, 최근 한라그룹이 국민연금과 아무런 상의없이 계열사 만도를 통해 한라건설 지원에 나서자 동맹에 금이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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