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한화손해보험이 대규모 고객정보를 유출해 감독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해킹에 의해 약 16만 건에 달하는 고객정보를 유출시킨 것에 대해 한화손보에 기관주의를 내리고, 임원 1명에 주의적 경고, 직원 3명에 감봉 또는 견책조치를 하도록 했다.지난 2011년 3월부터 5월까지 한화손보의 전산시스템에서 해킹에 의해 15만7901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 이름, 주민등록번호, 차량번호 등과 함께 질병 내역서나 대출 현황 등도 빠져나갔다.그러나 한화손보는 지난 2011년 5월 자신의 교통사고 접수기록이 인터넷에서 조회된다는 고객 민원을 접수한 뒤 인가받지 않은 사용자가 전산시스템을 통해 내부망에 침입한 사실을 알았음에도 금감원장에 보고하지 않았다.또 지난해 9월 수사기관으로부터 고객 정보 유출 사실을 통보받은 뒤 금감원장에게 사고 경위 보고서를 제출하면서도 유출 경위를 ‘모른다’고 보고했다.더구나 전산시스템의 정보처리시스템 가동 기록을 제한적으로 보고하는 등 추가적인 정보유출 사고 여부 및 사고 경위 등을 확인할 수 없게 만들었다.이에 금감원은 한화손보가 2010년 1월부터 2011년 5월까지 전산시스템에 대해 자체 안전 대책을 소홀히 했고, 정보 유출 발생 뒤에도 사고를 은폐하려 했다고 판단해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보험사 고객 정보가 대량 유출된 것은 이 사건이 처음이었다.그간 보험업계는 타 금융권과는 달리 폐쇄적으로 고객 정보를 관리해 개인 정보 유출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주장해왔다.그러나 16만여건에 달하는 대규모 정보 유출이 확인됨에 따라 보험사 전체에 대한 고객의 불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험에는 고객의 민감한 정보가 많아 여러 면에서 악용될 우려가 있다.한편, 이렇게 문제가 심각해지자 감독당국은 국내 모든 금융사에 대한 대대적인 보안실태 점검에 나섰다.금감원은 최근 모든 금융사를 대상으로 ‘IT·보안 모범 기준’ 준수 여부에 대한 고강도 점검에 나섰고, 금융위도 이달 말 금융전산보안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해 6월까지 IT·보안 종합대책을 마련할 방침임을 밝혔다.금감원 관계자는 “IT 검사 결과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최고경영자 등을 엄하게 문책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