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0개월...경제는 K자 양극화·가계는 소득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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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0개월...경제는 K자 양극화·가계는 소득 양극화
  • 박지민 기자
  • 승인 2020.12.2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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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수출은 살고, 자영업 내수는 장기 침체
취약계층에 코로나 피해 집중되며 불평등 심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닷새 연속 1000명을 넘어선 20일 서울 이태원의 골목에서 한 매장 관계자들이 가구를 옮기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숙박·음식업 등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민생경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닷새 연속 1000명을 넘어선 20일 서울 이태원의 골목에서 한 매장 관계자들이 가구를 옮기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숙박·음식업 등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민생경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된 올해 3월부터 연말까지 10개월 간 코로나 충격파는 한국 경제 전체로는 K자 양극화를 불렀고, 이로 인해 계층 간 소득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코로나 충격파로 인한 피해가 취약계층에 집중된 결과다. ▮코로나 충격파, 취약계층에 집중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는 사회적 취약계층에 코로나 충격파가 집중되고 있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여성 취업자 수는 1171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8만8000명(1.6%) 감소한 반면, 남성 취업자 수는 1552만3000명으로 8만5000명(0.5%) 감소하는데 그쳤다. 이는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 3월 이후 9개월째 이어지는 추세다. 코로나의 충격파가 노동시장의 약자인 여성에게 집중된 것이다. 실업자 수에서도 지난달 여성은 42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8.8%(9만6000명) 증가해 2014년 7월(29.4%) 이래 최대 증가율을 기록한 반면, 남성 실업자는 54만명으로 1.0%(6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코로나 충격파가 여성에게 집중된 것은 취약한 여성 고용시장 구조와 무관치 않다. 질 좋은 일자리인 제조업 등에 남성 비중이 높은 반면, 상대적으로 열악한 숙박·음식점업에 여성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코로나가 숙박·음식점업 등 대면 업종에 직격탄을 날렸기 때문이다. 지난달 여성 취업자 수는 숙박·음식점업에서 전년 동월 대비 7.1%, 교육서비스업에서 6.7%,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7.4% 감소했다. 여성들은 또 종사상 지위별로 봤을 때 상용근로자(1.7% 증가)를 제외하고 취업자 수가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확산에 소득 불평등 심화 이처럼 코로나로 인한 피해가 취약계층에 집중되면서 우리 사회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는 중이다. 지난달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63만7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039만7000원으로 2.9% 증가했다. 이에 소득분배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4.88로, 지난해 같은 분기의 4.66보다 0.22배 높아졌다. 배율이 높을수록 소득 불평등이 심화됐다는 의미다. 이는 임시·일용직과 음식·숙박업 등 취약계층 근로자가 많은 분야에 코로나 충격파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소득 상위 계층의 경우도 근로소득이 감소하기는 했지만 대규모 사업장 및 상용직 취업자 증가 영향으로 다른 분위보다 상대적으로 충격이 양호했다. 1분위의 근로소득 감소 폭은 -10.7%인 반면, 5분위는 -0.6%에 불과했다. 여기에 소득 상위 계층의 사업소득이나 이전소득이 늘어나며 총소득은 오히려 증가했다. 특히 공적이전소득은 1분위(15.8%)보다 4분위(63.5%)와 5분위(40.3%)에서 증가폭이 커 소득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한 요인이 되기도 했다. ▮소득 불평등 이면에 K자형 양극화 코로나로 인한 소득분배 악화는 경기상황과도 연결돼 있다. 현재 한국 경제는 대기업 중심의 수출은 개선되는 반면 내수경기는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K자형’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정보통신기술이 도약하고 비대면 수요가 증가하면서 대기업이 주도하는 관련 분야 수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음식·숙박업과 도·소매업 등 대면 산업은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실물경제 내에 양극화를 부른 것이다. 이 같은 산업 간 양극화는 고용시장의 양극화, 더 나아가 소득분배 양극화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K자형 경기 상황을 보완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 18일 열린 정책점검회의에서 “지구에서 가장 작은 바이러스가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규모로 진전된 세계화를 후퇴시키더니 그 빈자리에 국가를 불러들였다”며 “국경 봉쇄와 이동 제한으로 어려워진 산업을 지원하고 K자형 회복의 아랫부분을 보살펴 주는 일은 위기 시 국가의 책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초부터 경기 회복의 불씨가 이어질 수 있도록 1분기 집행에 보다 신경을 쓰겠다” 또 “주요 사회간접자본(SOC) 등에 대한 건설 투자와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 등 경기·민생과 직결된 주요 사업들의 집행 준비 상황 등을 각별히 관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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