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2·4대책 발표 이후 집값 상승 폭이 둔화하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전문가들의 분석은 엇갈린다. 역대급 공급대책으로 집값이 변곡점을 맞았다는 주장과 최근 가격 급등으로 상승세가 잠시 꺾이긴 했지만 봄 이사철을 기점으로 상승세를 키울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선다.
한문도 연세대 금융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한 교수는 “정부는 지난달 24일 1차 신규 공공택지 후보지발표를 시작으로 매달 공급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며 “부동산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는데 특효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책발표 후 반짝 효과를 보이다 다시 반등했던 과거와 다른 모습이 연출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거래량이 급감했고 호가가 하락한 단지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살펴보면 전국 집값의 선행지표 격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아파트값은 하락한 모습이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 전용면적 90.197㎡ 지난해 12월 15일 29억5000만원(28층)에 거래가 성사돼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그러나 지난달 4일 2억1000만원 하락한 27억4000만원(6층)에 매매 계약서가 쓰였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27.68㎡는 지난달 6일 9억5000만원에 3건(8층, 12층. 12층)이 거래됐는데 이는 5일 전 거래된 신고가(12억2000만원, 31층)와 비교해 2억7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943㎡는 지난 1월 18일 31억원(8층)에서 지난달 3일 29억5000만원(22층), 6일 28억원(11층)에서 거래돼 1억5000만~3억원 내렸다. 전용 84.998㎡도 지난 1월 9일 30억5000만원(25)에서 지난달 1일 28억3000만원(29층)으로 2억2000만원 하락했다.
하지만 같은 현상을 바라보면서도 전혀 다른 전망도 제기됐다. 모든 거래가 신고가와 비교해 하락한 것은 아니어서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았을 뿐 집값아 안정세에 진입했다고 보기 어렵고 봄 이사철 전셋값이 치솟으면 집값도 동반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둔화한 것은 온전히 2·4대책의 효과라기보다는 최근 매매가가 가파르게 올라서 숨 고르기로 봐야 한다”며 “억눌려 있는 집값은 전세 시장 불안 등의 변수를 만나면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도 “거래 절벽이 수개월 이어지지 않는 한 집주인들은 호가를 낮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면서 “이렇다 보니 이따금 이뤄지는 주택 가격은 하락보다 상승이 많을 것이다. 다만 급등은 없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