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양지 각종 범죄 ‘우글우글’…매년 절도·성범죄 ‘극성’
만지고 더듬는 성추행범부터 비키니족 노린 몰카족까지 활개
일탈 꿈꾸는 남녀…짜릿한 추억 만들려다 ‘꽃뱀’에 낚이기도
가방 전문∙차량 전문 등 각양각색 절도범 총집합 “이때다~!!”
[매일일보=류세나 기자] 휴가철을 맞아 많은 이들이 해수욕장, 계곡 등 전국각지의 다양한 피서지를 찾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에는 늘 사건사고가 따르는 법. 때문에 휴가철 피서지에서는 각종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실제로 경찰청에 따르면 매년 7~8월은 각종 절도와 성범죄 사건이 집중발생하고 있어 이에 따른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시기다. 이에 <매일일보>에서는 천태만상 피서지 3대 범죄 유형을 분석했다.
경찰청은 하절기와 휴가철을 맞아 지난 6월 15일부터 78일간 민생치안 종합대책을 추진중이다. 이 기간 동안 집중·선제적인 치안활동을 통해 범죄예방은 물론 강·절도, 성폭력 등 계절적 특성에 따라 증가할 것으로 우려되는 각종 범죄행위를 척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매년 7~8월에 발생한 강도, 절도, 강간 등의 사건은 같은 해 상반기에 일어난 월평균 범죄건수보다 확연히 많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6월간 강도사건이 월 평균 376건 발생한데 비해 7~8월에는 398건(월 평균)으로, 약 5.8% 가량 많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같은 기간 절도사건은 10.6%, 강간은 무려 34.2%나 높게 나타나는 등 여름철을 노린 범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파파라치가 지켜보고 있다’
구릿빛 피부를 만들기 위해 해수욕장 백사장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비키니 차림의 S라인 미녀들. 오랜만에 여유를 찾은 그녀들은 여름 바다를 충분히 즐기고 싶어도 마음 한 켠에는 불편한 마음이 가득하다. 여성들의 모습을 몰래 찍는 ‘몰카족’의 표적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인터넷 사이트에는 해수욕장을 찾은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여성들의 사진이 무분별하게 떠돌고 있는데 이 같은 경우가 바로 해변 ‘몰카족’들의 활약상(?)이다. 특히 이러한 사진들은 여성들의 특정 신체부위를 확대시키거나 성적 모멸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피해 당사자의 얼굴이 여과 없이 드러나 있어 여성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는 것. 또 이 사진들이 유통되고 있는 인터넷 사이트에는 ‘들키지 않게 몰카 찍는 법’ ‘몰카에 적합한 소형 카메라’ 등을 설명한 글까지 나돌고 있다. 도촬을 당할 당시 곁에 든든한 남자친구가 함께 있어도 몰카의 표적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눈에 보이지 않는 원거리에서도 ‘망원렌즈’만 있다면 몰래 사진을 찍는 일은 식은 죽 먹기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몰카족’들의 촬영 노하우 또한 매우 대담하게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그저 아무도 모르게 카메라를 설치하거나 말 그대로 ‘몰래’ 찍는 데에 국한됐었다면 최근에는 ‘여성’을 돈으로 매수해 탈의실, 샤워실 등 ‘금남의 구역’을 촬영하기도 한다는 후문이다. 설사 그곳이 금남의 구역이라 할지라도 ‘여성’이라면 플래시를 터뜨리지 않는 한 얼마든지 사진과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이렇게 촬영된 사진과 동영상들은 대부분 음란 사이트 게시판에 올라가거나 P2P사이트를 통해서 공유된다. 일단 한번 인터넷에 업로드되면 수천, 수만 명의 사람들이 해당 사진을 보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휴가철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지금도 벌써 전국 유명 피서지 관할 경찰서들은 ‘노출의 계절’을 기다려온 늑대들로 인해 골머리를 썩고 있다.
서울 마포구 최모(25∙여)씨는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던 중 휘청하고 넘어지려는 순간 누군가 내 엉덩이를 꽉 쥐었던 기억이 있다”며 당시 “너무나 당황스러웠지만 성추행범의 얼굴을 직접 본 것도 아니고 결국 나만 부끄러워질 것 같아서 신고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먹이(?) 찾는 꽃뱀…“오늘밤엔 누구를?”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면 대다수 미혼남녀들은 피서지에서 펼쳐질 낯선 이성과의 달콤한 로맨스를 상상하며 휴가를 떠나게 된다. 많은 수의 젊은이들이 남녀 커플보다 동성끼리 팀을 이뤄 오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파트너는 ‘현지 조달’하면 된다는 것이 이들의 이야기. 하지만 꿈꿔왔던 이상과 달리 결과는 참담하게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이 같은 심리를 노린 일명 ‘꽃뱀’ 등에게 당한 경우가 그렇다.30대 초반의 김모씨는 지난해 부산의 한 해수욕장을 찾았다가 S라인 미녀에게 봉변(?)을 당했다. 밤바다 공기를 쐬며 친구들과 술을 마시시다가 옆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여자들로 구성된 무리와 합석을 하게 된 게 화근이었다. 그렇게 마주 앉아 술잔을 부딪치면서 피서지의 밤은 깊어갔고, 새벽녘이 되면서 김씨를 포함한 친구들은 합석했던 여자들과 짝을 이뤄 여관으로 향했다.그런데 다음날 오전 눈을 뜬 김씨의 옆에 여자는 없었고, 옷가지들만 방바닥에 어지럽게 던져져 있었다. 주섬주섬 옷가지를 챙기던 김씨는 이내 지갑이 사라진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김씨의 지금에는 친구들과의 휴가경비로 갹출했던 1백여만원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그제야 김씨는 어젯밤에 함께 했던 여성들이 말로만 듣던 ‘꽃뱀’이라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이와 관련 김씨는 “순간의 실수로 1년에 한번 있는 휴가를 망친 것도 화가 났지만 그 사건 이후 여자들에 대한 불신감 마저 생겼다”며 “올해는 그 떄와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가족들과 조용히 여행을 떠날 계획”이라고 말했다.또 이 시기는 피서지에서의 각종 성범죄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당부되는 때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서울지역 한 경찰관계자는 “휴가철 피서지에서 어린이 성추행이나 성인 성범죄가 다수 발생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여성의 경우 성폭행 위기가 닥친다면 주위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거나 ‘에이즈에 걸렸다’고 말하는 등의 기지를 발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쓰레기 줍는 척하며 접근하기도
동해안을 비롯한 해수욕장들이 개장하고 상인들은 피서객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이때, 해수욕장 상인들보다 휴가철을 더 학수고대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바로 피서객들의 지갑을 노리는 절도범들이다.부산 해운대경찰서는 7월 16일 해수욕장에서 쓰레기를 줍는 척하며 접근해 가방을 훔쳐 달아난 최모(43)씨 등 5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 등은 같은 달 14일 오후 2시쯤, 해운대 해수욕장 송림공원 벤치에서 쓰레기를 줍는 척 피서객들 근처에 접근해 가방을 몰래 쓰레기봉투에 넣는 수법으로 모두 2차례에 걸쳐 40만원 상당의 물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휴양지에 차를 몰고 온 피서객들의 차량들을 전문적으로 털어온 절도범도 경찰에 붙잡혔다.제주서부경찰서는 7월 21일 해수욕장에 주차된 차량에서 금품을 훔치려 한 노모(46)씨를 강도 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경찰에 따르면 노씨는 같은 달 20일 오후 1시께 제주시 한림읍 모 해수욕장 주차장에서 김모(59∙여)씨가 빌린 승용차량의 유리창을 깨고 금품을 뒤지던 중 김씨에게 발각되자 김씨를 폭행한 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노씨는 같은 달 13일 제주시 애월읍 하귀 모 빌라 주차장에서 시가 200만원 상당의 화장품세트를 훔치는 등 6차례에 걸친 차량 내 절도 행각을 벌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휴가철을 맞아 차량이 늘어나고 지갑도 두둑해진 것을 노린 자동차 전문털이범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차량에 귀중품을 놓아두는 것은 위험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