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재도약]큰 고비 넘은 K-배터리, 진검승부는 이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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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재도약]큰 고비 넘은 K-배터리, 진검승부는 이제부터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1.04.1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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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 2년 동안 中업체 등 성장세 뚜렷…유럽 배터리 내재화 시동
파국 막은 LG-SK 합의, 신속 이행 후 글로벌 경쟁 대비 체제
LG그룹 본사(왼쪽)와 SK이노베이션 본사 전경. 사진=매일일보
LG그룹 본사(왼쪽)와 SK이노베이션 본사 전경. 사진=매일일보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장장 2년에 걸친 배터리 분쟁이 지난 11일 합의로 일단락되면서 업계 관심은 다시 글로벌 경쟁으로 쏠리고 있다. 글로벌 배터리 업체인 양사가 잇따른 소송전으로 싸움을 벌이는 동안 해외 배터리 업계가 성장세를 보이면서 K-배터리 업체 간 출혈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번 합의로 K-배터리 최대 걸림돌이 해소됐다는 평가다.
합의 내용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2조원(현재가치 기준) 상당의 배상금을 받는다. 2조원 중 1조원은 현금으로 지급하며, 차액인 1조원은 배터리 기술과 관련한 기술사용료(로열티)로 지급된다. 양사는 이번 합의를 계기로 미 국제무역위에 계류 중인 특허권 침해 관련 소송 등 각종 쟁송 절차를 멈추기로 했다. 한발 나아가 향후 10년간 추가 쟁송 금지 약속도 했다. 두 회사의 전격 합의는 늦은 감이 있지만 천만다행인 상황으로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3~4년 사이에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괄목상대할 만큼 큰 변화가 있었다”며 “이번 분쟁이 더 시간을 끌거나 합의가 결렬됐다면 K-배터리 전체의 침체 현상도 겪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글로벌 배터리 경쟁은 심화되는 추세다. 중국 업체들의 팽창과 유럽의 배터리 굴기가 모두 일어나고 있다.
가장 큰 경쟁자는 역시 중국 CATL이다. CATL은 에너지 시장조사 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월 4.3GWh의 배터리 판매량을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 31.2%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2.5GWh로 18.5%를 차지한 것과 큰 차이를 나타냈다. CATL은 지난해부터 배터리 생산량 확충에 1000억 위안(약 17조3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푸젠성 닝더, 칭하이성 시닝, 장쑤성 리양, 쓰촨성 이빈 등 중국 국내뿐만 아니라 독일 튀링겐주에도 해외 첫 제조공장을 설립 중이다. 세계 1위 완성차 업체 독일 폭스바겐은 지난달 15일 ‘파워 데이’를 열고 배터리를 핵심 사업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테슬라가 ‘배터리 데이’를 열고 배터리 내재화를 추진하겠다고 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폭스바건은 2030년까지 유럽에서 총 240GWh 규모의 배터리 셀 생산 설비를 자체적으로 갖춰 배터리 자급자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한 스웨덴 노스볼트 등 유럽의 배터리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해 한국·중국·일본이 주도하는 배터리 시장의 판도를 흔들겠다는 계획이다. 노스볼트는 지난 2016년 테슬라 임원 출신 피터 칼슨이 설립한 배터리 업체로, 유럽연합(EU)의 전기차 배터리 내재화 지원책의 가장 수혜자로 꼽힌다. 로이터 통신은 “노스볼트는 향후 유럽에서 중국 CATL, LG 등과 함께 경쟁을 벌일 예정”이라면서 “2030년까지 유럽의 시장 점유율을 25%로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LG와 SK의 배터리 소송전이 마무리된 만큼 이제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설비 증설, 공급처 확보 등 덩치 키우기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기술력 격차를 확보해야 향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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