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화가 작품 제주도 품으로… 원희룡 지사 “삼성가에 감사”
해운대구 임야 기부 결정… 홍순헌 구청장 “산림 보존 힘쓸 것”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삼성가(家)에 깊이 감사드린다.”(원희룡 제주도지사)
“토지를 기부해준 이건희 회장 유족에게 감사드린다.”(홍순헌 부산 해운대구청장)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들의 사회공헌 활동의 긍정적 영향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29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유산 가운데 이중섭 화가 작품 12점을 제주 서귀포 이중섭미술관에 기증할 계획이다. 제주 이중섭미술관에 기증되는 미술품은 이중섭 화가가 6·25한국전쟁 당시 제주로 피난 온 1951년 2~11월 즈음 그린 작품을 포함해 유화 6점과 엽서화 3점, 은지화 2점, 수채화 1점 등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삼성가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기증 작품을 지역문화 자산으로 잘 보존하고 활용할 것을 도민 여러분께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김태엽 서귀포시장도 “이번 작품 기증을 계기로 이중섭미술관 시설을 보강하고 공공수장고 인력 확충 등도 추진하겠다”며 “유화 ‘황소’를 보관하기에는 시설 여건이 부족해 향후 시설 확충을 통해 해당 작품도 보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기증되는 작품은 이중섭 화가의 기일인 오는 9월6일 전후로 특별전시회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해운대구도 이 회장 유족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해운대구에 따르면 이번에 기부받은 토지는 장산산림욕장과 장산 계곡이 위치한 임야로, 축구장 5개 크기 면적(약 3만 8천㎡)에 달한다. 송림이 울창하게 자라는 등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있고, 산책로를 비롯해 벤치 등 주민 편의시설이 다수 조성돼 있어 공익적 활용도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해운대구는 "이 회장 유족이 해운대구가 장산을 구립공원으로 지정하기 위해 노력 중인 사실을 알고 산림 보존에 힘을 보태고자 기부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홍순헌 구청장은 "토지를 기부해준 이건희 회장 유족에게 감사드리고, 미래 세대를 위해 생태계와 산림 보존, 장산 구립공원 지정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해운대구는 이번 기부를 계기로 장산의 보존 가치가 보다 널리 알려지고, 시민들의 자발적 노력으로 미래 세대까지 영구히 보전·관리할 수 있는 장산 공유화 운동이 더욱 확산해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