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 방문진의 MBC 경영·프로그램 적극 관여 강조
[매일일보=정책및보도자료]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진의 구성에 대해서 신문들의 입장이 엇갈렸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방문진 이사진들이 그동안 MBC의 경영에 대한 대주주의 권리 행사와 프로그램에 대한 공공성을 높이는데 직접적인 관여를 해야 할 것이라는데 동조하는 분위기였다.
이에 반해 한겨레와 경향은 정권 편향적인 이사진 구성을 지적하면서 진정 위기에 놓인 MBC를 되살리기 위해선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데 일조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민주당의 ‘불법투표 채증단’ 단장을 맡고 있는 전병헌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회색 투피스를 입은 한 여성 의원이 비어 있는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석으로 걸어나 모니터 스크린을 만지는 장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나경원 의원은 “민주당 의원 누군가가 내 자리에서 반대표를 눌렀던 것을 우리당 여성 의원 한 분이 지워주러 간 장면을 갖고 대리투표로 주장하는 것 같다”며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공개한 동영상이 “투표방해 행위만 다시 보여줬을 뿐”이라고 조윤선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조선일보 사설은 새 방문진 이사에 대해 “그동안 공영방송 MBC의 잘못을 비판하고 MBC 개혁을 주장해 온 인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MBC 노조가 ‘뉴라이트가 방문진을 점령했다’는 성명서를 낸 것에 대해선 “자기들 편리한 것만 기억하고 불리한 것은 까먹는 병이 다시 도졌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지난 10년간 ‘정권과 방송의 공동 이익에 바탕한 야합의 전형을 보여줬던’ MBC가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들어왔다고 ‘방송장악’ ‘점령군’ 운운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 나아가 조선일보는 그동안 방문진이 MBC에 대한 관리·감독 직무를 포기해 왔던 것이라면서 “새 방문진에 의한 MBC 개혁의 출발은 MBC를 노조의 손아귀에서 되찾아 국민의 품으로 돌려주는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중앙일보는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이 민주당 중앙당 전략기획위원회가 작성한 것으로 돼 있는 ‘(가칭)언론악법 원천무효 투쟁위원회 구성 및 운영 계획案’이란 제목의 4쪽자리 문건을 공개해 파장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 문건에는 8월 지역활동과 관련해 ‘당 지지도 제고 및 양산 (10월) 재선거 대비’ 등이 적혀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시민단체와의 연대 캠페인 항목에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언소주) 등과 결합 검토’라고 적시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재·보선 등 오해를 살 행보는 최소화하자는 게 당시 최고위원회의의 결론이었다”며 노영민 대변인이 해명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MBC 이사회에 두 가지를 주문했다.
첫째, 경영의 투명성으로 내부 감사 결과가 외부에 공표되기는커녕 감독 책임을 가진 방문진 이사회에조차 보고되지 않은 적이 있다며, 내부 감시체제가 느슨해 져서 노조원들이 대규모 파업을 벌여도 방송에 차질이 없을 정도의 ‘인력’ 과잉도 벌어지는 형국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둘째로는 보도 여과 장치가 필요하다며 광우병 파동이 왜곡·편파 보도를 사전에 거를 수 없었기 때문에 보도가 된 것이고 “한 작가의 개인적 정치·이념 성향이 공중 전파를 타고 시청자들에게 막무가내로 강요되는 사태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이유로 중앙일보는 MBC 새 이사진을 두고 MBC가 공영성을 가질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길 바란다면서, 노조에 대해서는 협조하기 싫다면 자유로운 민영방송의 길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절이 싫으면 중이 나가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내놨다.
동아일보에서도 민주당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내부 문건에 대한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의 문제성 지적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민주당이 “제1야당의 내부 문건이나 훔쳐보는 행태는 과거의 ‘공작 정치’를 연상케 한다”면서 한나라당도 민생탐방 역시 사전선거운동이 아니냐고 반박했다는 내용도 언급했다.
경향신문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새 이사진으로 선임된 보수 색채의 주요 인사들이 MBC 개혁을 공공연히 선언, YTN·KBS 장악에 이어 ‘MBC 길들이기’ 시나리오가 본격화된 것이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신임 이사들이 보수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PD 수첩>의 광우병 보도 때에 경영진이 책임있는 진상조사를 했는지, MBC 경영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원인과 대책이 무엇인지 시청자들이 모른다며 조사하고 감시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방문진 새 이사장으로 유력시되는 김우룡 교수 역시 뉴라이트 한 토론회에서 ‘MBC 민영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야당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친여성향 보수인사로 이사진이 채워진 것에 대한 비판과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 사설은 방문진 이사의 물갈이는 개혁으로 포장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권과 ‘코드’가 일치하거나 친여라는 사실만으로 기피인물로 낙인찍을 수는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다만 중요한 것은 권력의 방송장악에 대한 입장이라며, “방문진의 수구 물갈이를 개혁으로 포장하는 것은 개혁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방문진 새 이사 선임과 관련해, 이번 선임 결과가 선임 기준이 제대로 적용해 이뤄진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사전 내정설이 나돌았던 인물이 실제 이사로 선임됐다는 사실과 뉴라이트 단체 운영위원과 보수 언론단체 간부 등 한쪽으로 치우친 인사들이 많이 들어가 대표성 기준을 흠집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방송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인사들이 포함된 것이나 여성 역시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한겨레 강준만 칼럼 <‘공모 사기극’ 이제 그만하자>에서는 방문진의 내정설을 비판하고, 늦었지만 공영방송 이사 자리부터 무보수 명예직으로 바꾸자고 주장했다. 방문진 이사장의 연봉이 1억2000만원이고 이사들의 보수도 5000만원 가까이 되고 있다면서 “권력을 향한 줄서기와 줄세우기가 창궐하는 나라는 정치과잉으로 인한 분열과 갈등의 수렁에서 헤어나올 수 없다”며 “진정한 공모제의 확대로 ‘선거의 투기도박화’와 ‘줄의 이권화’를 끝장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여야당 추천으로 선임된 이사들이 위기에 처한 MBC를 제대로 지원할 수 있는 인물들인지 의심스럽다고 간주했다.
벌써부터 특정 프로그램의 공정성을 문제 삼거나 신뢰받는 정부문화기관으로 변모시키겠다고 개입의 의사를 분명히 밝힌 이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동안 관례로 인정돼온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겨레는 방문진 이사들이 정권을 대신한 점령군처럼 행세하다간 강력한 국민적 저항에 부닥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며,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방문진이 할 일은 MBC가 공영방송으로 제 몫을 다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출처: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