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명현 기자]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이 경영난을 겪는 와중에 노사갈등까지 겹치며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다. 이중고 속 올해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동조합은 최근 파업 찬반투표를 마치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사측과의 잇단 교섭에도 올해 임단협을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해서다.
중노위의 조정 중지 결정은 16일 또는 19일에 내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해진다. 앞서 한국지엠 사측은 지난 13일 열린 임단협 11차 교섭에서 올 상반기 8만대의 생산 손실을 고려해 기본급 2만원 인상, 격려금 350만원, 스파크 2022년 8월까지 생산 연장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이 제시안이 기대치에 못 미친다고 판단, 오는 19일까지 출근 투쟁을 벌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부평‧창원 공장의 미래발전 계획 확약, 월 기본급 9만9000원 인상, 성과급 등 일시금 1000만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 달 이상 교섭이 중단됐던 르노삼성은 겨우 교섭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노사는 지난 5월 파업과 직장 폐쇄로 대치하며 극심한 노사갈등을 빚은 바 있다. 노조는 우선 지난해 교섭을 마무리하는 데 집중하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사측에 기본급 7만1687원 인상, 라인수당 조정, 코로나 극복과 XM3 성공 론칭 격려금 500만원, 타결금 200만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동시에 국내 완성차 타 노조들과 연대하기 위해 금속노조 가입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2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금속노조로 체제 전환 논의를 시작했다.
업계에선 경영 사정이 좋지 않은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이 또다시 파업 위기에 놓이면서 올해 적자 탈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3000억원대의 적자로 총 5조원대 누적 손실을 보고 있다. 르노삼성 역시 작년 800억원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르노삼성은 경영난을 이유로 창원과 인천사업소에 이어 광주사업소 폐쇄를 결정하기도 했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업환경이 안정돼 있어야 회사 장기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 특히 외국계라는 특수성을 고려할 때 본사에 노사관계가 안정적이라는 메시지를 줘야 물량확보 등이 유리할 것”이라며 “올해 요구안을 무조건 관철시킨다가 아니라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