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재영 기자]국내 컬러강판 산업이 선두그룹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동국제강, KG동부제철, 포스코강판, 세아씨엠 등 점유율 상위권 업체들과 하위권의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제철이 컬러강판 사업을 축소한 사이 아주스틸이 새롭게 톱5에 진출한 것도 눈길을 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컬러강판 산업은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하고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수요처에 납품하기 위해 납품실적이 전제돼야 하는 등 진입장벽이 있다. 이로 인해 과점구도가 형성돼 있지만 전방 업체에 대한 가격협상력에서 열세를 보여 수급불균형 시 가격경쟁이 심화되는 특성도 보인다. 실제 점유율 5위에 있던 현대제철은 공급사간 이전투구 양상에 지난해 컬러강판 생산라인 일부를 가동중단했다. 주력인 자동차 강판 사업에 집중하며 컬러강판을 후순위로 미룬 것이다. 코로나 펜트업 수요에 힘입은 전방 가전시장의 활황으로 컬러강판 산업은 최근 양호한 수익성을 내고 있으나, 현대제철은 가동중단한 생산라인을 재가동시킬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이 한발 물러난 사이 아주스틸이 사세확장에 속도를 낸다. 아주스틸이 철강협회자료를 바탕으로 추정한 결과, 지난해 생산량 기준으로 국내 컬러강판 시장 점유율은 1위 동국제강 34.14%, 2위 KG동부제철 24%, 3위 포스코강판 16.98%, 4위 세아씨엠 10.24%에 이어 아주스틸이 6.15%를 차지했다. 이들 5사는 모두 전년 대비 점유율이 1~2%씩 상승했다.
반면 나머지 후순위 업체들은 작년 모두 점유율이 감소했다. 재작년 5위였던 현대제철은 점유율이 5.33%에서 2.74%로 줄어 DK동신(3.44%)에도 밀린 7위를 기록했다. DK 동신 역시 2018년 5.50%부터 점유율이 감소했다. 이밖에 기타업체 점유율도 2018년 7.6%에서 작년 2.31%까지 쪼그라들었다.
이처럼 컬러강판 시장은 톱5의 승자구도가 나타난다. 코로나 펜트업 가전수혜가 지속되며 동국제강과 KG동부제철, 포스코강판 등 상위권 업체들의 호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포스코강판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와 전년동기대비 각각 202.1%, 1177.3%나 증가했다.
다만 전방산업 수요 확대에 대응해 업체들이 설비투자를 추진하면서 상위권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특히 기업공개 절차를 밟고 있는 아주스틸은 주식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으로 대규모 증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OLED TV와 프리미엄 생활가전 제품 수요 확대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김천공장 투자를 진행해왔으며 이달 중 가동 예정이다. 나아가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재원으로 김천공장 사업 여유 부지에 2차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달 곧바로 투자에 착수해 2022년 5월 준공할 계획이다.
시장 1위 동국제강도 컬러강판 증설 투자를 진행해 이달 준공을 앞두고 있다. 기존 8개 생산라인, 75만톤 생산능력에다 신규 1개 라인을 추가해 85만톤까지 확장하게 된다.
한편, 가전산업 수요는 2분기에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높은 실적을 거두는 등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산업연구원이 조사한 최근 산업전망지수에서는 가전 부문이 최근 수개월째 하락하는 추세로 코로나 펜트업 기고효과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