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기본소득 후퇴 논란으로 고전하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일 구체적인 기본소득 청사진을 제시하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 갈수록 거칠어지는 네거티브전에서 벗어나 자신의 강점인 정책으로 국면을 전환하겠다는 승부수로 읽힌다.
이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기내 연간 청년기본소득 200만원, 보편기본소득 100만원 지급’ 공약을 발표했다. 이 지사는 첫해 필요한 재원을 20조원가량으로 추산하면서 “일반회계 조정을 통해 20조원 마련은 전혀 문제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면서 “우선은 증세 없이 기본소득을 부분적으로 시작해서 기본소득의 유효성을 증명하겠다”고 했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 후퇴 논란을 의식한 듯 기본소득을 “공정성장의 핵”으로 규정하고 “기본소득을 국가정책으로 도입해 조세저항을 최소화하며 저부담·저복지 국가에서 중부담·중복지 국가로 가는 대전환의 길을 열겠다”고 했다. 공정성장은 이 지사가 내건 이번 대선 1호 공약이다.
이 지사는 이날 기본소득 공식화에 그치지 않고 ‘주 4일 근무제’ 도입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주 52시간제가 잘 안 지켜질뿐더러 52시간도 너무 길다”며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도 주4일제 등 장기적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다시 돌아온 기본소득에 정치권의 포퓰리즘 논쟁도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지상욱 원장은 “이번 공약은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는 아주 치명적인 것”이라며 “대통령에 당선되겠다는 의지가 국민의 볼모로 한 쩐의 전쟁을 시작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 1차 경선에서 공약 후퇴라는 비판을 받고 지지율도 떨어지니 아차 싶어 급히 내놓은 것 같은데 이러면 안 된다”며 “이는 아주 지독한 포퓰리즘으로 한번 중독되면 돌이킬 수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이 지사는 “어떤 것이 포퓰리즘인지 모르겠다. 경제를 살리고 양극화를 완화하고 재원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탈탄소 사회에 대비하고 부동산 투기를 막는 건 비난할 게 아니라 획기적이고 효율적인 정책으로 칭찬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