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19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통화 녹취록을 두고 벌어진 진실공방을 멈출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당내 또 다른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당내 분열 상황을 우려하며 이 대표와 대선주자들 간 연석회의를 제안하고 나섰다.
원 전 지사는 이날 서문시장 민심 행보를 끝낸 뒤 기자와 만나 "이 대표와 (전화) 대화에 대한 진실 공방은 어제 오후 6시 이후부터 하지 않기로 했다"며 "(통화 녹음 전체를 공개하지 않은) 이 대표도 그런 뜻으로 보고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이전에 불거진 확인됐던 사실에 대해서야 저의 신뢰성과 진정성 때문에 확인을 해 드리겠지만, 추가적인 새로운 사실이라든지 추가적인 공방은 그만 두고 이제는 공정한 경선을 만들어 가는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원 전 지사는 당 일각에서 이 대표 간 대화 내용을 공개한 것을 두고 제기된 비판에 대해서는 "대화 내용을 공개해야 하는 것이 너무나 참담한 심경이었으나, 불공정한 경선이 그대로 일방통행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결단"이라며 "그렇게 비난하는 것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고 이중잣대"라고 했다.
이 가운데 최 전 감사원장은 당의 분열 상황을 규탄하며 '당 대표-대선예비후보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 대표와 대선 예비후보 사이에서 녹음 여부를 놓고 벌어지는 진실 공방을 지켜보며 허탈하지 않을 국민은 없을 것"이라며 "이 대표와 대선 예비후보들이 모두 모여 당의 단합과 민생대책 수립, 그리고 정권교체를 다짐하는 연석회의를 열 것을 강력하게 제안한다"고 했다.
한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이 대표와 원 전 지사 사이에서 불거진 녹취록 진실공방 사태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정당에서는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 개인적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며 "며칠 사이 진정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가 당 대표 취임 이래 당에 변화를 가져오려고 애를 많이 쓰고, 그런 노력과 과정에서 다소 무리한 것도 있고, 그래서 잡음도 있는 것 같다"며 "본인 스스로도 전반적인 상황을 재조정할 수 있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 여러 잡음 이런 것은 곧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