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성보다 ‘안정성’ 마련 우선…초저지연 통신 ‘필수조건’
2040년 1700조원 시장…초기 주도권 잡은 기업에 유리
SKT·KT, 연합체 구성해 기술 검증…서비스 플랫폼 개발 진행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SK텔레콤과 KT가 차세대 먹거리로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꼽고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양사 모두 자체적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UAM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 중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한화시스템·한국공항공사·한국교통연구원과 손잡고 ‘K-UAM 드림팀’을 결성, 플라잉 카 서비스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KT도 현대자동차·현대건설·인천국제공항공사와 UAM 실증을 위해 다각도로 협업을 진행 중이다.
UAM은 전기 구동 수직 이착륙 소형기체(eVTOL)와 같은 이동수단을 활용한 차세대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승용차로 1시간 걸리는 거리를 약 20분 만에 도착할 수 있는 식으로 활용될 수 있어 ‘차세대 먹거리’로 꼽힌다. 국내에 상용화만 된다면 이동수단 시장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UAM의 상용화는 기체의 고도화만큼이나 ‘관제 시스템’의 안정적 구축이 중요하다. 사람이 탑승하는 만큼 편의성보다 ‘안정성’ 확보가 우선시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UAM의 실시간 정보 송신은 위기 상황 대처 등에 필수 조건이다. 비행에 필수적인 공역 할당, 비행 허가·감시·모니터링 등이 관제 시스템의 주된 역할이다.
자율주행과 같은 차세대 교통 기술의 적용도 활발하다. 업계에선 구분이 필요한 대상(object)이 많은 도로 위보다 ‘하늘길’에서의 자율주행 구현이 더 쉽다고 본다. 초저지연 통신 역시 건물·가로수가 많은 도로보다 공중에서의 구축이 용이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6G 등 초고속 광대역 무선통신은 초고주파를 활용한다”며 “주파수 특성상 차폐물의 유무가 인프라 구축에 가장 큰 걸림돌인데, UAM 영역에선 차폐물을 비교적 덜 고려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통사 입장에선 자사의 기술의 ‘UAM 플랫폼 탑재’는 신성장 동력 마련과 직결된다. 세계 UAM 시장 규모는 2040년 1조5000억 달러(약 1717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정 기업의 기술을 기반으로 UAM 관제시스템이 마련된다면 실시간성·호환성 등의 특성상 변화되기 어렵다. 초기 시장 주도권 다툼이 치열한 이유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K-UAM 드림팀’에서 항공교통 통신 네트워크 모델을 실증하고 있다. 협력사들과 협업을 통해 관제시스템의 적합성을 검증 중이다. 특히 기체와 지상을 연결하는 안정적인 통신 체계 구축을 통해 협력사를 지원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또 UAM을 위한 모빌리티 플랫폼도 개발 중이다. 이 역할은 지난해 12월 모빌리티 사업단을 물적분할해 출범한 ‘티맵모빌리티’가 주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지상교통과 UAM으로 이동할 때의 소요 시간을 비교하는 기능이나, 얼굴인식 등 간편한 방식의 사용자 인증을 통한 탑승 수속 절차 구현 등을 개발 중이다. SK텔레콤과 T맵모빌리티는 최근 ‘2021 서울스마트모빌리티엑스포’에 참여해 가상현실(VR) 기반의 UAM 탑승 체험을 선보인 바 있다.
KT도 지난해부터 현대차 등과 함께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민관 합동 실증 사업인 ‘K-UAM 그랜드챌린지’에 참여 중이다. UAM 통신인프라 구축과 ‘무인항공 교통관리 시스템(UTM)’ 개발과 실증을 담당하고 있다. UTM은 저고도 비행체를 통합 관리하는 기술을 말한다.
KT는 이 사업의 일환으로 ‘드론택시 공개비행 시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당시 무인비행체교통관리체계인 K-드론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K-드론시스템에 연동된 1대의 UAM 비행체와 6대의 드론이 안전하게 도심 상공을 비행했다. KT는 국토부·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K-드론시스템 개발 및 실증 프로젝트를 2017년부터 수행 중이기도 하다.
KT는 최근 ‘2021 서울 스마트 모빌리티 엑스포(SSME 2021)’에 참가해 이 같은 UAM 관제 시스템을 비롯해 △자율주행 플랫폼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IVI(In-Vehicle Infotainment) 플랫폼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UAM은 대표적인 융합 산업으로 꼽힌다”며 “초저지연 통신이 기반이 되는 만큼 5G 등 차세대 통신 영역을 주도하는 국내 기업들에 기회가 될 수 있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