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예정됐던 산별 총파업은 철회해 대부분 의료기관 정상 근무·운영 중
일부 환자 “진료 후 주사 처치 못 받아” 항의…“진료 공백 없게 최선”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2일 새벽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과 보건복지부의 협상이 극적 타결됐으나 서울 시내 일부 상급종합병원 노조가 개별적으로 파업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의료노조가 정부와 합의하면서 애초 이날로 예정됐던 산별 총파업은 열리지 않았으나 개별 의료기관 노조에서 별도로 파업에 돌입한 것이다.
이날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보건의료노조 소속 고려대학교 의료원(고려대안암병원·고려대구로병원)과 한양대학교 의료원 노조가 이날 오전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한양대의료원에서는 보건의료노조 소속 조합원 100여 명이 이번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양대의료원 측에서 전날 파업 전야제에 참가한 인원을 중심으로 집계한 수치여서 더 늘어날 수 있다. 한양대의료원 전체 직원은 약 2000여명이다.
노조에서는 보건의료인력 확충과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에서는 한양대의료원에서 파업에 참여하는 인원이 1000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한양대의료원 관계자는 “파업에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만큼 의료원이 애초 집계한 것보다 많을 수는 있지만 전체 조직 규모 등을 고려할 때 1000여명은 되지 않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양대의료원은 일부 노조원의 파업에도 불구하고 진료 공백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으나, 일부 환자로부터 주사 처치 등에 불편을 겪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날 한양대병원을 방문한 30대 류머티즘성 질환 환자는 “진료는 받았으나 정기적으로 투여하는 정맥 주사를 맞지 못했다”며 “주사실에서 파업 때문에 이날 주사를 놓을 수 없으니 돌아가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 환자는 “진료만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주사 등 약물 처치는 파업 이후에 받으러 오라고 해 황당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한양대병원 관계자는 “대부분의 진료와 검사가 정상적으로 시행되지만 주사실 근무 인력 일부가 파업에 참여하면서 장시간 소요되는 처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진료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해명했다.
고려대안암병원과 고려대구로병원 노조에서도 인력 확충, 처우 개선 등을 내세우며 파업에 돌입했다. 고려대의료원 산하 고려대안산병원에서도 파업 중이다.
고려대의료원과 고려대안암병원, 고려대구로병원, 고려대안산병원 전체 직원은 약 9천여명 정도다. 이 중에 보건의료노조 조합원은 3600여명이고, 이번 파업에는 약 4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고려대의료원은 파악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에서는 이곳에서도 고려대의료원이 집계한 것보다는 훨씬 많은 인원이 파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서울에서 보건의료노조 소속으로 쟁의조정을 신청했던 국립중앙의료원, 경희대의료원, 중앙대의료원, 이화의료원, 서울아산병원 노조 등은 보건의료노조와 정부의 협상 타결에 따라 근무에 복귀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정부가 공공의료 및 인력 확충, 처우 개선 등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인 데 따라 산별 총파업을 철회했다. 다만 의료기관별 노조와 병원 사이에 현장 교섭이 남아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