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폭력은 군민 전체를 무시하는 처사, 국회의원은 높은 도덕성 요구돼야”
“태안군민 명예 회복 위해 대군민 사과 필요, 앞으로 이런 일 없어야“
[매일일보 오범택 기자] 가세로 태안군수가 최근 언론에 집중 보도된 성일종 국회의원(국민의힘 서산·태안)의 일련의 언행에 유감의 뜻을 밝히고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했다.
가 군수는 23일 군청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태안 고속도로 건설 관련 민선7기 태안군 공직자들의 피나는 노력을 ‘공적 가로채기’라고 폄훼한 성일종 의원의 말에 반박했다.
성 의원은 최근 국토교통부가 ‘태안축’이 포함된 ‘제2차 국가도로망 종합계획’을 최종 확정지은 후 태안군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실은 모 언론기자에 연락해 ‘태안군의 역할이 없었다’며 고압적 논조로 항의를 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가 군수는 “국회의원의 인신공격성 험담과 입에 담기 어려운 언어폭력, 기사 수정을 요구하는 태도로 군민께서 받았을 충격과 허탈감을 위로하고 태안 고속도로 건설에 맹활약해준 군 공직자들과 함께해주신 태안군민 및 언론인 등을 대변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성 의원의 ‘고속도로 계획 공과 가로채기 주장’과 ‘언어폭력’에 대해 언급했다.
우선 ‘태안 고속도로 계획 관련 공과 가로채기’에 대해서는, 고속도로 건설은 민선7기 태안군이 일관되게 추진해 온 공약사항으로, 성 의원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가 군수는 “2019년 초 세종시에서 열린 전국 민주당 시장군수 회의에서 당시 이해찬 당대표에 이 부분을 정식으로 건의했고, 같은해 3월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 노선 수요조사 시 해당 노선 지정을 건의한데 이어 6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성 의원과 공동으로 ‘국회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에도 국토연구원, 한국교통연구원, KDI 등을 방문해 정책 건의를 하고, 조한기 위원장을 비롯해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진선미 위원장, 정세균 국무총리, 추미애 민주당 전 당대표, 홍영표 민주당 전 원내대표, 박영순 건교위원, 윤호중 현 원내대표, 양승조 도지사를 만나 고속도로 신규 지정을 강력히 건의했다”고 밝혔다.
가 군수는 “정부 계획은 정당하고 공정한 절차와 심의를 거쳐 수립되고 수많은 관계 공무원, 연구기관 등의 조사를 통해 수립된다”며 “본인이 다 했는데 군수가 혹세무민한다는 성 의원의 주장은 지자체와 정부 역할 및 국가운영 시스템 전반을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제가 공약으로 내세웠던 광개토대사업 추진으로 교통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가 많아 성 의원이 예민한 부분도 있을 것으로 본다”며 “그렇다해도 저와 충남도, 그리고 공직자 및 양승조 지사의 노력을 한순간에 짓밟는 행위는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 의원의 언어적인 폭력에 대한 부분도 언급했다.
가 군수는 “세상에는 금도가 있고 정치에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며 “사회적인 매장을 뜻하는 ‘죽여 버리겠다’는 말은 정치인이 제3자에게, 특히 언론인에게 쓸 수 있는 말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국회의원은 지역발전을 위해 면책특권이 부여되는 중요한 직위로 높은 도덕성과 인격이 요구되는 자리라며, 현직 군수를 대상으로 한 인격모독 행위가 언론에 대서특필되었음에도 아직 사과 한마디 없는 것은 태안군민 전체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밝혔다.
아울러 “17일 성일종 의원의 언행으로 군민들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며 “저와 군민에게 진정성 있는 사죄로 지역의 안정을 위해 노력해주고 시장군수와 국회의원이 종속관계가 아닌 협력의 대상임을 재고해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정치해달라”고 강조했다.
가 군수는 “오늘 기자회견은 자연인 가세로의 입장이 아닌 태안군수로서 잘못된 부분은 정확히 짚고 빠른 치유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염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태안군민의 명예와 자존심을 최단시간에 되살릴 수 있도록 성일종 의원의 공개사과를 요구하며, 지역발전을 위한 군수와 국회의원의 책무를 인식해 앞으로 이러한 일이 재현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