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 저성장 속 구조조정 겪는 쌍용차
전기차로 국면전환 시도…인수후보 전기차 계획 이목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 흥행 여부는 미지수
[매일일보 김명현 기자]쌍용자동차가 새 주인 찾기에 총력을 기울이며 전기차 업체로의 변신에 신호탄을 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매각주간사 EY한영회계법인은 이르면 이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1곳과 예비협상대상자 1곳을 각각 선정해 통보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5일 마감한 쌍용차 본입찰엔 국내 전기차 업체 이엘비앤티(EL B&T)와 에디슨모터스, 미국 인디EV가 참여했다. 세 곳 모두 전기차 관련 업체라는 점은 쌍용차의 전기차 전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업계에선 쌍용차가 전기차 개발에 뒤처져 미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글로벌 완성차업계가 환경규제 강화 여파로 내연기관차를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를 비롯한 신차 개발 자금 여력이 없었던 쌍용차는 이번 매각작업을 통해 기업 존속은 물론 전기차 업체로 새 출발을 도모한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부각된 자동차산업 저성장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전사적인 체질 혁신에도 나선다.
이에 본입찰에 참여한 인수 후보들의 전기차 계획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엘비앤티는 기존 유력 투자자였던 HAAH오토모티브의 새 법인 카디널원모터스, 사모펀드 운용사 파빌리온 PE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자체 개발한 전기차 설계·공정 기술과 배터리 제조 기술을 쌍용차로 이전해 신형 전기차 개발을 앞당기겠단 계획이다. 특히 카디널원모터스의 북미 판매 채널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전기버스 업체 에디슨모터스는 KCGI·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를 재무적 투자자로 확보했다. 쌍용차를 인수하면 내년 10종, 2025년까지 20종, 2030년까지 30종의 신형 전기차를 생산하겠단 목표다. 쌍용차 인수 이후 곧바로 첫 전기차 ‘스마트S’의 내년 하반기 출시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최근 쌍용차는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 개발을 완료, 전기차 전환에 첫발을 내딛었다. 코란도 이모션은 오는 11월 유럽 수출을 시작으로 판매 지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 모델은 61.5㎾h 배터리 장착으로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거리가 339㎞(WLTP 유럽기준)에 달한다. 다만 쟁쟁한 전기차가 즐비한 유럽 시장 등에서 코란도 이모션이 흥행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전기차 라인업 확충을 통해 친환경차 중심으로 수요가 재편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며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는 물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등 신성장 동력 발굴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갖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쌍용차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10월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약 2주간 정밀실사를 거쳐 11월 중 투자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