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진정세 보이는 부동산 시장 다시 자극할까 우려한 듯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양도소득세 완화와 관련한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양도세 개정안 처리가 사실상 불투명한 데다 최근 집값 하락 신호로 집을 팔아야 하는 집주인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얼마 전만 해도 시간문제처럼 보이던 ‘양도세 부과기준 상향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미지수가 됐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날 열린 ‘제32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부동산 가격 상승)기대심리 안정을 위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런 관측은 더욱 공고해졌다.
홍 부총리가 현재를 부동산 시장 안정의 기로라고 진단함에 따라 그동안 양도세 인하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에 더욱 힘을 실을 수 있는 형국이어서다. 더욱이 양도세 중과 이후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비판도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정보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의 아파트 총 매물 건수는 4만3839건을 기록했다. 양도세 중과 시행 직전 8만건에 달헀던 아파트 매물이 3만6949건까지 감소했다가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 달여 사이에 18.64% 급증했다. 특히 용산구 30.87%(570건→746건), 광진구 28.64% (1023건→1316건), 강서구 27.21%(1499건→1907건), 노원구 25.49%(2855건→3583건) 등 최근 아파트값 상승을 이끈 지역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에선 수요자들의 매수심리 위축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를 보면, 지난주(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수급 지수는 101.6으로 그 전 주(101.9)보다 0.3포인트 내려 6주 연속 하락했다.
민간조사기관인 케이비(KB)국민은행 통계에서는 지난 18일 기준 이 지수가 86.1로 8주 연속 하락했다. 이 지수가 1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시장에 주택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으로, 국민은행 조사에선 이 지수가 지난달 27일부터 4주 연속 100을 밑돌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단 홍 부총리는 지난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양도세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돼 있고 11월 조세소위에서 논의할 예정”이라며 공을 국회에 넘긴 상태다. 하지만 정작 양도세 개정안을 발의한 민주당 내에서는 “내달 논의의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대장동 특혜 개발이슈 등의 논란이 커지면서 기존 '양도세 완화' 당론에 대한 당내 기류도 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 일각에서도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공식 선출된 이재명 경기지사가 민간개발로 인한 과도한 초과이익과 불로소득 환수 등을 주창하면서 양도세 완화를 추진하긴 어렵지 않겠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전히 당내에선 양도세 완화로 혜택을 보게 될 시가 9억~12억원 주택보유자의 표심을 의식해 당론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아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