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네이버가 독거 어르신들을 위한 ‘클로바 케어콜’을 29일 출시하고, 부산 해운대구에서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다.
초대규모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 기술을 적용해, AI가 독거 어르신의 안부를 체크하는 것을 넘어, 친구처럼 자유롭게 대화하며 정서적인 케어까지 도울 수 있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네이버는 해운대구에서의 시범 서비스를 시작으로, ‘클로바 케어콜’ 서비스를 전국 주요 지자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클로바 케어콜’은 돌봄이 필요한 독거 어르신들에게 전화를 걸어, 식사, 수면, 건강 등의 주제로 어르신의 상태를 확인하고, 어르신의 답변에 따라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는 AI 서비스다. 예를 들어 ‘평소에 어떤 음식을 즐겨드세요?’라는 질문에 ‘김치를 먹는다’라고 대답하면, ‘김치는 직접 담그시는 건가요?’하고 이어 질문하는 식이다. 맞장구를 치거나, 추임새를 넣는 등 답변에 적절하게 호응하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주제에 대해, 정형화되지 않은 대화의 내용을 AI가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것은 ‘하이퍼클로바’ 기술이 적용된 덕분이다. AI콜 서비스에 초대규모 AI 기술이 적용되는 것은 ‘클로바 케어콜’이 국내 최초다. AI 대화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학습 데이터가 필요한데, 이를 생성하는 데 하이퍼클로바의 기술이 활용됐다. 하이퍼클로바 기반의 음성인식 ‘NEST’ 엔진도 적용되어 더욱 자연스러운 대화 경험을 제공한다.
하이퍼클로바가 생성한 가상의 대화 시나리오를, 사람이 직접 검수해 모델에 입력하고, 그 중 대화의 흐름에 적절한 답변을 검색해 출력하는 구조를 택함으로써, 자유도가 높으면서도 안전한 AI 대화를 구현했다. 그 과정에서 사용자의 대화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아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없고, 사람이 직접 작성하는 것에 비해 데이터를 획기적으로 빠르게 생성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클로바 케어콜’은 어르신들의 ‘몸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정서 건강’까지 케어하며 더욱 섬세한 지자체 복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지난 4월부터 진행한 해운대구 개념증명(PoC) 결과, 규칙 기반의 일방적이고 반복적인 AI 대화에 대해서는 어르신들이 거부감을 느꼈지만, 하이퍼클로바가 적용된 '클로바 케어콜'에게는 ‘이름이 궁금하다’, ‘귀엽다’는 반응을 보이며 친근감을 느끼고, 서비스를 계속 사용할 의향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통화가 종료된 후에는 통화 결과 리포트를 지자체 담당자에게 전달해, 필요한 경우 후속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지자체가 독거 어르신들의 불편사항에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는 독거 어르신들을 위한 ‘클로바 케어콜’ 서비스를 계기로, 케어콜의 역할을 ‘AI방역’에서 ‘AI복지’ 전반으로 확대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네이버는 작년 3월 국내 기업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관리를 위한 ‘클로바 케어콜’을 출시하고, 전국 지자체에 무료로 제공하며 의료진이 방역 현장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왔다. '클로바 케어콜'은 코로나19 능동감시자 모니터링 뿐만 아니라 백신 이상반응 관리에도 활용되며, 경기, 서울, 부산, 인천 등 전국 주요 18개 지자체에서 활약하고 있다.
정석근 네이버 클로바CIC 대표는 “향후에는 과거의 대화를 기억해 보다 친밀감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도록 고도화하고, 궁극적으로 독거 어르신을 위한 개인별 맞춤 대화 솔루션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이는 ‘모두를 위한 AI’가 되겠다는 하이퍼클로바의 방향성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은 “네이버 클로바 케어콜이 급증하는 1인 가구에 대한 현장 인력 부족으로 발생하는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는데 효과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