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고·초코파이·신라면 선두주자 브랜드 필두
[매일일보 최지혜 기자] 국내 식품업계의 해외 사업이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국내 식품 브랜드의 해외 매출이 증가세를 나타낼 뿐 아니라 인기를 얻은 제품이 국내보다 큰 판매규모를 기록했다.
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품 브랜드들의 해외 실적이 호조를 나타내는 모습이다. 특히 해외에서 입지를 굳힌 대표적인 국내 식품기업 CJ제일제당, 오리온, 농심 등의 사업 성장세가 뚜렷하다.
CJ제일제당은 현재 미국, 중국, 일본, 독일 등 세계 15개국에서 식품사업을 전개한다. 회사의 올해 3분기 해외 매출은 1조125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3% 성장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식품사업부문 매출 2조5790억원의 43.6%에 달한다.
CJ제일제당의 해외 사업 주력 브랜드는 단연 ‘비비고’다. 비비고는 특히 미국 시장에서 냉동만두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비비고의 미국 냉동만두 시장 점유율은 24.6%로,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미국 대형 유통 채널 입점률은 54.6%로 전년 동기보다 24.1%p 증가했다.
회사는 향후 일본에서의 비비고 브랜드의 입지도 넓혀갈 계획이다. 이에 지난달부터 기존 비비고 만두 6종의 제품명을 ‘교자’에서 ‘만두’로 변경하고 대형 제품으로 육성하기 시작했으며 다양한 현지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오리온은 해외 매출 비중이 국내의 두배에 달한다. 3분기 오리온의 해외 법인 매출은 중국 3196억원, 베트남 785억원, 러시아 306억원 등 4300억원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매출 2007억원의 두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해외 법인의 성장세도 뚜렷하다. 특히 국내보다 큰 매출규모를 담당하는 중국법인은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696억원)이 각각 4.3%, 19% 신장했다. 베트남과 러시아 법인의 매출도 5.2%, 28.5% 늘었으며 영업이익 역시 각각 127억원, 3.8억원으로 양호한 실적을 나타냈다.
오리온의 해외 사업 효자 상품은 ‘초코파이’다. 오리온은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한 러시아 법인의 실적을 견인했다. 이는 중국, 베트남에 이은 세번째 매출 1조원 해외법인 사례다. 초코파이는 차와 케이크를 함께 즐기는 러시아 식문화와 어우러져 출시 초기부터 인기를 끌었으며 이후 회사는 현지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체리, 블랙커런트 잼을 활용한 다양한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인 바 있다.
농심은 미국, 중국, 일본 등 6개국에 법인을 두고 세계 100여개 국가에 라면을 수출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회사의 해외법인 매출은 1904억원으로 전체 6730억원의 28.3%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 1660억원 대비 14.7% 성장한 수치다. 같은 기간 중국, 미국‧캐나다, 일본, 호주, 베트남 등의 모든 해외법인의 실적이 일제히 호조를 보이며 고른 성장세를 유지한 결과다.
해외에서 가장 높은 인지도를 쌓은 제품은 ‘신라면’이다. 1986년 출시된 신라면은 올해 3분기 처음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국내 수준을 넘어섰다. 제품의 3분기 누적 매출 6900억원 가운데 해외 매출은 53.6%으로, 3700억원에 달했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은 올해 해외매출 5000억원을 달성을 눈앞에 뒀으며 당사는 수년 내 신라면 매출을 전체의 절반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며며 “해외 미디어에서도 여러번 소개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키워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농심은 해외 미디어를 통해서도 한국 라면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신라면과 짜파게티는 지난 9월 미국의 격주간지 뉴욕매거진(New York Magazine)이 발표한 ‘최고의 라면(The Best Instant Noodles)’에 선정됐다. 농심의 ‘신라면 블랙’ 역시 지난해 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즈(New York Times)를 통해 ‘세계 최고의 라면’으로 소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