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특정 학생을 입학시키기 위해 성적 조작을 지시하고 그 대가로 학부모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등)로 구속 기소된 영훈학원 이사장 김하주(80)씨와 영훈국제중 행정실장 임모(53)씨에 대한 첫 공판이 20일 오전 서울북부지법 제11형사부(김재환 부장판사)에서 열렸다.공판에는 김씨의 지시를 받아 성적 조작을 공모하고 교비를 법인자금으로 빼돌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 교감 정모(57)씨 등 학교 관계자 7명과 명예퇴직금 1억900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교직원 방모(56)씨·권모(56)씨, 자녀의 입학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김씨에게 9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 학부모 4명 등 총 15명이 피고인으로 참석했다.파란색 수의차림으로 법정에 나온 김씨는 검사가 10분여에 걸쳐 공소사실 요지를 설명하자 벽에 기댄 채 검사의 말을 경청했지만 다른 피고인들이 성작조작과 교비횡령을 자신이 지시했다고 주장하면 눈을 내리깔았다.김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을 때 벌어진 사건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이며 성적 조작이라는 업무 방해 부분 이외엔 대부분 인정할 것이라고 생각된다”며 “그러나 피고인이 고령이고 기억이 정확하지 않아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진행된 부분은 명확히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황토색 수의 차림으로 법정에 선 임씨도 공판 내내 머리를 숙이며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날 출석한 영훈국제중 관계자 대부분은 김 이사장과 자살한 교감 김모씨의 지시나 강요에 의해 비리과정에 참여했다고 주장하고 성적조작이나 교비횡령에 가담한 혐의는 부인했으며, 학부모들도 금품 공여 사실은 인정하나 자녀들의 합격 결정 후 기여금을 내라는 학교 측의 강요로 돈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다음 공판은 다음 달 3일 오전 10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