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지혜 기자] 새 학기부터는 학교에서 직접 교내 감염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수업 방식을 조정할 수 있게 된다. 교내에서 일정 비율 이상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는 식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오미크론 대응 2022학년도 1학기 방역 및 학사운영 방안’을 7일 발표했다. 교육부는 전파율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과 정부의 방역체계 전환 기조를 반영해 교내 방역체계도 추가로 마련했다. 이번 발표는 설 연휴를 전후로 이미 개학했거나 개학을 앞둔 학생과 학부모, 교원단체 등의 학사운영 방안 마련을 요구한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오는 11일까지 개학하는 학교는 전국 4730곳으로 전체의 40%에 달한다.  학기 시작과 함께 3월부터 ‘청소년 백신패스’가 적용되는 가운데 학부모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실제로 미성년자의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사례가 나오며 이에 대한 책임의 목소리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 학교·학년·학급 특성 반영… “3% 확진 또는 15% 격리 시 등교중지” 새로운 학사운영 방안은 학교에서 직접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일정 수준 이상 확진자가 발생하면 수업 방식을 변경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에는 전국적인 밀집도 기준에 따라 정부와 방역당국이 직접 지역‧학교별 일괄 학사운영 방침을 마련해 왔다. 교육부는 학사운영 유형을 크게 △정상교육활동 △전체 등교 및 교과‧비교과활동 제한 △밀집도 조정을 통한 일부 등교·일부 원격수업 △전면 원격수업 등 4가지로 나누고, 지역과 학교에서 정하도록 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1·2학년, 특수학교(급), 돌봄교실, 소규모·농산어촌학교 등은 매일 등교를 원칙으로 한다. 다만, 지역·학교 단위 일괄 원격수업은 학교별 업무연속성계획(BCP) 수립 기준을 사전에 정하고 그 전환을 신중하게 검토해아 한다는 것이 교육부의 권고사항이다. 교육부는 등교 유형을 정하는 기준으로 ‘학내 재학생 신규 확진 비율 3%’ 또는 ‘확진·격리에 따른 등교중지(확진·격리) 비율 15%’라는 지표를 제시하고 이를 지역·학교에서 자율적으로 가감해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 오미크론 대응 학교 방역 자율성 높여 전파율과 확산 속도가 높은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을 고려해 학교 방역도 자율성을 강화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학교가 역학조사를 벌이고 밀접접촉자를 관리한다. 이동형 신속 PCR(유전자증폭)·신속항원검사를 포함한 다양한 진단 검사와 자체 조사로 방역상황도 관리한다. 이를 위해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학생·교직원의 20% 수준으로 확보하고 유치원·초등학교에는 추가로 10%를 확보한다. 교내에 현장이동형 신속 PCR 진단검사실을 설치해 진단 검사 시간을 단축하고, 이동 검체팀도 병행 운영한다. 이와 함께 교원이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학교가 원활히 운영되도록 초·중등 교과 정원의 3.5%(1만여명)까지 기간제 교원을 투입한다. 특수학교 한시적 기간제 672명, 대학연계 예비특수교사 1200명 확보 등 수업·행정 대체인력 운영계획도 시행한다. 교육부는 학교별로 업무연속성계획(BCP)을 수립해 교직원 확진자가 급증하는 경우에도 필수교육활동이 이어질 수 있도록 비상대응 체계를 마련하도록 한다. 원격수업 병행을 대비해 공공학습관리시스템(LMS) 서버를 예상 동시 접속자 수 대비 30% 이상 확보해 증설하고 스마트기기 무상대여를 위한 여유분을 확보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확산 아래 등교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탄력적인 학사운영 방침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한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등교를 정상화한다는 취지를 위해서는 확산 규모의 현실에 맞는 관리체계를 수립할 수밖에 없다”며 “학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교내 방역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교직원과 학교 측에서는 과도한 업무와 책임을 부담하게 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계자는 “보건소에서도 현재 과도한 검사 인파가 몰려 업무가 마비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정부의 운영 방안대로라면 방역업무를 처리하다가 학교가 마비될 것 같다”며 “학교의 책임을 강조하면서도 정부의 구체적 지원은 미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원 규모는 줄고 있는데 교육기관에 대한 업무부담과 요구는 많아진 상황”이라며 “무리한 방역업무를 부담할 것이 아니라 학교가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청소년 방역패스’…“부작용이 더 무섭다” 반발 고조 #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에 거주하고 있는 최주연(43·여)씨는 3월 새 학기를 앞두고 자녀의 백신접종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청소년 방역패스가 오는 3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최 씨는 “서울의 경우 청소년 방역패스가 법원 판결로 효력이 정지된 상태로, 방역패스가 지역별로 다르게 적용되면 형평성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백신 효과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청소년 백신 부작용 사례도 계속 나오면서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학생학부모인권보호연대와 자녀의 백신 부작용을 주장하는 학부모 5명은 지난 4일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정부 책임자 50여명을 고소했다. 이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학생 6명이 사망하고, 400명이 넘는 아이들이 중증 이상반응으로 치료받고 있다”며 “부작용을 호소하는 학생들의 건강이 심각한 상태이며,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인과관계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청소년 방역패스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백신패스반대국민소송연합·전국학부모단체연합은 지난달 26일 인천지법에 인천시장을 상대로 방역패스 처분 취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다른 지역도 비슷한 상황이다. 충북·대구 지역에서도 일부 학부모와 의료계 전문가들이 청소년 방역패스는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과도한 규제라며 전면 철회를 요구하며 소송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