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재택 ‘구멍’… 보건인력 한계 우려도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재택치료 환자가 50만명을 넘었다. 매주 신규확진자도 ‘더블링’을 현상을 보여 의료 사각지대 놓인 ‘재택방치’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지고 있다.
23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재택치료 환자 수는 52만1294명으로, 전날보다 3만972명 늘었다. 재택치료 환자는 지난 17일 30만명대 진입, 이틀 만인 19일 40만명대로 올라왔고 이날 50만명대를 돌파했다.
확진자 폭증세는 재택치료자 증가로 이어졌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7만1452명으로, 매주 ‘더블링’(숫자가 배로 증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재택환자 역시 일주일 사이 2배로 급증했는데, 이 추세라면 내주엔 재택환자가 100만명대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셀프 재택치료’ 전환도 확산을 키웠다. 정부는 지난 10일부터 집중관리군을 60세 이상으로 한정하면서 경증·무증상 환자들은 사실상 무방비 의료대응에 노출돼 있다.
3차 접종 후 확진판정을 받은 A씨는 “확진 판정을 받은지 4일만에 보건소와 겨우 연락이 닿았다”며 “무증상이라 다행이지만, 의료대응 시스템이 너무 허술해 불안감만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밀접접촉자 가운데 대처요령을 몰라 거리를 활보하다 뒤늦게 확진된 사례도 들려온다”며 “정부의 ‘셀프 재택’은 사실상 방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일반관리군으로 분류된 재택치료 환자의 사망 소식도 전해지면서 고위험군 선별과 응급이송 체계에 대한 손질도 시급하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응급환자 관리 인력의 업무 강도가 연일 높아져 방역당국의 발빠른 대응이 절실한 상황이다.
전날(23일) 박향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보건소) 직원 1명당 확진자 20~25명 기초조사를 소화하는 것을 미니멈(한도)으로 봤는데 현재 (직원 1명당) 확진자 30명 이상을 소화하는 보건소도 상당수 있다”면서 “행정안전부와 협조해 인력이 부족한 곳에 빨리 추가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반장은 또 “자치구 등의 행정요원들이 이쪽으로 배정될 수 있으면 빨리 조처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면서 “최대한 많은 인력이 투입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