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명현 기자] 쌍용자동차 인수를 둘러싼 주식 시장의 혼란이 점입가경이다. 쌍용차 인수 추진 소식이 나오는 순간 관련 기업들은 급등 테마주에 '등극'한다. 이어 인수 진행 상황에 따라 주가 널뛰기가 롤러코스터급으로 전개된다.
문제는 개미 투자자들의 피해다. '나이브하게' 급등주에 올라탔다가 밤잠을 설치는 개인투자자들이 너무나도 많다. 한 예로 지인의 아는 사람은 힘들게 모은 1억원대의 자금을 에디슨EV 주식에 투자한 뒤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한다. 에디슨EV의 소액주주 수는 약 10만명으로 지분율은 80% 수준이다.
에디슨EV는 쌍용차 인수계획이 무산된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자금의 창구로 사용하기 위해 지난해 경영권을 확보한 회사다. 현재 주식거래가 정지된 상태이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도 직면해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무산 소식에 하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물론 투자 결과는 오롯이 투자자 책임의 영역이다. 단 그것이 '공정한 거래'였을 때 성립할 수 있는 말이다. 최근 금융 당국은 에디슨EV의 '주가조작' 혐의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주가조작 여부는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통설이다. 결국 또다시 소액주주들만 피해를 입는 패턴이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지난해 5월 1000원대에 머물렀던 에디슨EV 주가는 같은 해 11월 8만원대까지 급등했다. 에디슨EV 대주주들은 보유 주식을 대거 처분하면서 높은 차익을 챙겼다.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가 무산되면서 이전부터 끊임없이 제기되던 '주가조작 먹튀' 논란이 더욱 가열되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쌍방울그룹이 인수합병(M&A) 시장을 기웃거리다 쌍용차 인수에까지 발을 내밀었다. 이 그룹의 상장 계열사들은 쌍용차 M&A 추진 소식이 전해진 직후 연일 상한가다. 벌써부터 '제2의 에디슨모터스' 사태가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업계에선 1%대의 현금변제율을 제시한 에디슨모터스의 인수를 강하게 반대했던 쌍용차 상거래채권단이 40~50% 변제율을 요구하는 만큼, 5000억원 이상의 인수자금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쌍방울그룹의 연간 매출액이 4000억원대 수준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현재로선 인수 여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러나 이미 시장의 관심은 인수 여력보단 쌍용차 인수 후보군 그 자체에 있는 듯하다. 인수 추진 기업이 쌍용차의 경영정상화를 이끌 수 있는 기업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은 뒷전으로 밀려난 셈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을 향해 사실관계 파악이 쉽지 않고 발빠른 대응이 어려워 투자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피눈물을 흘리는 개미들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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