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태혁 기자] 경남 진주시가 진주남강유등축제 모방 논란이 이는 서울시 등축제의 중단 활동에 나선 시민사회단체를 지원하는 명목으로 추가경정예산 7억원을 편성해 적절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진주시는 최근 시의회에 제출한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서울 등축제 중단과 관련한 민간보조금 명목으로 5억원을 편성했다고 4일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제1회 추경에도 같은 명목으로 2억원을 편성하는 등 서울 등축제 중단을 위해 7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지자체가 다른 지자체 행사를 반대하기 위해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러나 이 같은 진주시의 추경예산안을 두고 시의회에서는 서울 등축제 중단 활동에 나선 시민사회단체 지원을 위해 과도하게 예산을 편성하고 사용계획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추경예산안 심의를 맡은 일부 시의원은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지켜져야 하지만 민간단체 사업신청서와 계획서 제출도 없이 이런 식으로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맞지 않고, 구체적인 예산 사용계획도 없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이런 추경예산안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선심성 예산이라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진주참여연대 심인경 사무차장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잘 하자거나 차별화하자는 내용은 없고 등축제를 계획한 서울시와 싸우자는 목적의 이번 예산안은 적절하지 않다"며 "등축제 반대를 명분으로 민간단체에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하는 의미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중채 진주시 문화콘텐츠 담당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지키기 위한 지역의 현안에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상대가 거리가 먼 서울시이기 때문에 민간단체의 자발적 활동은 한계가 있어 경비를 지원하는 것으로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예산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7억원 가운데 2억원은 진주성의 세계문화유산 등록과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위한 예산으로서 민간단체 지원과는 상관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문수 서울시의회 민주당 대변인은 5일 “등축제는 진주와 서울 이외에도 경북 청도, 전남 순천·강진 등 5곳에서 해마다 열리고 있다”며 “그럼에도 진주시가 인접한 다른 지역 등축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은 채 유독 서울등축제만 문제를 삼는 것은 가장 큰 자치단체인 서울시를 비난해 진주남강유등축제와 시장 이름을 홍보하려는 ‘노이즈 마케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진주시의회가 합리적으로 예산 심의를 해줄 것을 기대하며 만약 서울을 비방할 목적으로 5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이 진주시의회에서 확정된다면 서울시의회도 본격적으로 대응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등축제가 열리는 청계천 일대 상인들도 서울시와 공동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종로청계관광특구협의회 장병학 회장은 “서울등축제 존폐 문제는 지역 상인들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라며 “서울시에 상인들과 공동으로 협의회 같은 조직을 구성해 서울등축제를 홍보하고 진주시에 대응하는 활동을 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진주유등축제는 10월에 먼저 열리고 서울등축제는 11월에 개최되기 때문에 행사에 차질이 있을 수 없다”면서 “각자의 지역에서 행사를 발전시키다 보면 서로 홍보해주고 등제작 기술도 공유할 수 있을 텐데 일방적으로 서울등축제만 안된다는 논리를 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예산 편성 적절성 논란이 이는 이번 추경예산안이 오는 11일 진주시의회에서 어떻게 결론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