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수리전문가들은 올해 11월을 기점으로 내년 초 사이에 '가을 재유행'이 발생하고, 누적 사망자는 700명에서 최대 2700명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은옥 건국대학교 수학과 교수는 20일 오후 질병관리청이 주최한 '과학 방역을 위한 빅데이터 활용 심포지엄'에서 이같은 유행 전망을 소개했다.
정 교수는 "백신 접종을 꺼리는 주저 현상을 최소화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비약물적 중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변수"라며 "백신 주저 현상은 유행의 최대치를 5∼20%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을 재유행이 시작되기 전에 4차 접종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부터 60대 이상 400만명이 접종할 경우, 전 연령에서 고르게 400만명 또는 1200만명이 접종할 경우 등 4가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계산한 결과, 누적 사망자는 최소 700명에서 최대 2700명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백신접종이 전 연령층에서 고르게 접종이 이뤄질 경우에 중환자 숫자가 가장 적었다. 또 400만명에 대해 접종이 이뤄지는 시나리오에서는 대상군이 60세 이상 고령층일 때 중환자가 최대 1347명, 전 연령일 때는 1418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이상에 대해 접종이 이뤄졌을 때 중환자 수가 근소하게 적었지만, 큰 차이는 없었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도 지금까지 한 변이의 우세 지속기간이 10∼14주였다는 점을 바탕으로 새 변이는 BA.2(스텔스오미크론)의 우세종화 시점 10∼14주 후인 올해 하반기에 중규모 유행이 나타날 것으로 봤다.
정 교수는 이렇게 나타난 변이는 기존의 백신 접종이나 자연 감염의 효과로 중증화율은 감소할 수 있지만, 면역을 회피하는 능력과 전파력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항체 양성률·재감염율·백신효과 감소, 경구용 치료제 투약 효과 평가를 통해 하반기 유행에 대비해야 하며,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패스 효과 등 정부의 과거 정책 평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김재용 건보공단 빅데이터전략본부 빅데이터연구부장은 미접종자·접종자·확진자 DB 등을 기반으로 개인별 코로나19 위험도를 평가하는 점수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장은 이달 11일 기준으로 확진자 522만명에 대해 중증도 점수를 조회해 병상 배정에 활용했으며, 이를 통해 중증·경증 환자를 잘못 분류할 확률을 크게 낮췄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재감염 빅데이터를 통해 주목할만한 신종 변이의 출현도 감시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박영준 질병청 역학조사분석담당관은 최근 국내 누적 확진자에 대한 재감염 전수 조사와 주차별 코로나19 백신 접종 효과,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효과 평가 등 당국의 빅데이터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당국은 이에 더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정보와 코로나19 자료를 연계해 민간 연구자에게 맞춤형 연구용 데이터베이스(DB)로 개방하고, 이를 통해 코로나19 확진자 후유증 조사 등 감염병 연구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김헌주 질병청 차장은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감염병에 대한 빅데이터 활용 가능성을 점검하고, 민간 연구를 활성화하면서 이를 통해 창출된 지식이 즉시 정책에 반영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20일 신규확진자는 11만1319명 늘어 누적 1658만3220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1주 전인 지난 13일(19만5393명)보다 8만4074명 적고, 2주 전인 지난 6일(28만6263명)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 됐다.
위중증 환자는 808명으로 전날보다 26명 줄었다. 사망한 환자는 166명으로 전날보다 36명 많다. 누적 사망자는 2만1520명, 누적 치명률은 0.13%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