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산업 중국산 점유율 큰폭 증가세…미국·인도 등 정부 차원 자국 기업 보호 정책 마련
[매일일보 여이레 기자] 윤석열 정부가 태양광·풍력 산업 고도화를 국정과제로 채택한 가운데 태양광 산업의 주요 기자재인 태양광 모듈은 물론 인버터까지 중국산 제품의 국내 시장 침투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자료에 따르면 중국산 모듈의 국내 점유율은 2019년 21.6%에서 2021년 36.7%로 늘었지만 국산 모듈 점유율은 같은 기간 78.4%에서 63.2%로 줄었다. 셀 점유율은 중국산이 2019년 38.3%에서 2021년 61.0%로 급증한 반면 국산 셀은 50.3%에서 37.2%로 감소했다.
태양광 모듈에서 직류형태로 발전된 전력을 교류로 변환해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력으로 바꿔주는 태양광 인버터 역시 국내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잃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국내 시장 침투 탓에 국내에 생산 기반을 둔 태양광 기자재 전문 기업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국내 에너지 산업 기술 안보의 중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인버터가 전체 태양광 사업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10% 내외지만 저가 중국산에 밀려 국내 기업이 국내 시장에서 자리를 잃게 된다면 재생에너지 산업 기반 전체가 위험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용 인버터는 고장이 날 경우 발전소 전체의 발전이 중단 될 수 있다”며 “사후 유지관리에 있어 발전 중단을 최소화 하고 신속한 사후 조치를 위해 기술 인력 보유, 유지보수 부품 보유, 기업의 장기적인 안정성 등을 다양하게 평가해 제품 채택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로 대형 태양광 발전소에 값싼 중국산 인버터를 사용했다가 국내 사업철수로 인해 무상보증은 물론 설계상 수명 보증을 받지 못한 피해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태양광발전소 건설은 상세히 살펴보면 기자재 및 설치공사, 유지관리 등 모든 단계별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 연관되어있다. 특히 발전된 전력구매 자체가 세금을 재원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매년 태양광발전소의 설치량은 증가하는데 관련 기업이 어렵거나, 일자리창출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은 다소 모순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인도 등은 정부 차원에서 중국의 저가 공세에 맞서기 위한 제도를 마련한 바 있다. 미국은 ‘태양광 산업 육성방안’(SEMA)을 발의해 미국에서 생산되는 태양광 관련 제품 전반 세액을 공제하고 2012년부터 중국산 태양광 모듈에 14~15%의 관세를 부과해왔다. 최근엔 관세 회피 목적으로 중국 태양광 업체들이 동남아를 통해 태양광 모듈을 우회 수출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조사에 나섰다.
반면 한국은 국산 제품 보호 제도적 장치가 전무한 수준이다.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제조하거나 수입해 판매할 때 설비 원산지를 표시하도록 한 ‘태양광 모듈 원산지 표시법’은 지난해 발의됐지만 여전히 국회 계류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발빠른 보호대책이 앞장서야 관련기업에서는 기술개발과 투자, 일자리창출 등 진행 기술진입장벽을 만들어 선도해 나갈 수 있는 선순환 구조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