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원욱·김남국 의원 간 '수박' 설전이 12일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비명(비이재명) 정세균계 이 의원은 수박 사진을 올리고 초선 강경파 의원 모임인 '처럼회' 해산을 권유하자 친명(친이재명)계 김 의원은 이를 "지지자들에 대한 조롱"이라고 비판했다.
발단은 이 의원이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박 정말 맛있네요. 함께 하고 계신 분들이 여름엔 역시 수박이 최고라고 하신다"라며 2장의 수박 사진을 올린 것이었다. '수박'은 푸른 껍질과 빨간 속알맹이를 갖고 있어 겉과 속이 다른 점에 빗대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 사이에서 '겉은 민주당이지만 정체성이 다르다'는 뜻으로 쓰이는 은어다. 이 의원이 지난 지방선거 패배 후 '이재명 책임론'을 언급한 뒤 강성 지지층의 비판이 쏟아지자 이를 받아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재명 의원 최측근 모임인 '7인회' 소속 김남국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의원을 겨냥해 "국민에게 시비 걸듯이 조롱과 비아냥거리는 글을 올려서 일부러 화를 유발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행동 같다"며 "조롱과 비아냥으로는 건강한 지지 문화를 만들지 못한다. 이 의원님의 진정성을 떨어뜨리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김 의원을 향해 "(일부 정치인들을) 수박이라고 조롱하는 분들에게 먼저 글을 올리는 게 낫지 않느냐"며 "겸손보다는 단절해야 할 분들이 있다는 것, 민주당 의원들 대개는 알고 있다. 말을 못 할 뿐"이라고 받아쳤다. 이어 "이재명 의원의 강성 지지자들이 나를 수박이라 하니 필요하면 한여름에 국민이 원하는 시원한 대표 수박이 되겠다고 말했을 뿐"이라며 "그리고 처럼회 왜 해산 안 하냐. 해산을 권유한다"고 했다.
한편,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 내에서 계파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친명 성향 강성 지지층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낙연계 친문(재인) 윤영찬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낙연 전 대표가 미국으로 떠난 이후 친명 강성 지지층이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이 신천지라고 비판한 것과 이 전 대표 사무실에 '수박' 표현을 사용한 비방 팩스를 무더기로 보낸 일을 소개하며 "거짓으로 쌓아올린 위태한 성은 결국 자신을 향해 무너진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