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지표 훈풍에도 얼어붙은 서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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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지표 훈풍에도 얼어붙은 서민경제
  • 배나은 기자
  • 승인 2013.09.15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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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경제, 국가 경제 개선세에 못 미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각종 실물·금융지표의 호전에도 서민 체감 경기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15일 한국은행·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3%를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2.4%에서 4분기 1.5%, 올 1분기 1.5%로 떨어졌다가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 2.0%도 뛰어넘었다.
그러나 가계의 실질소득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지난해 4분기 3.6%에서 올 1분기 0.3%로 급락했다. 2분기에도 여전히 1.3%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해 연간 소득증가율(3.8%)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가계 경제가 국가 경제의 개선세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이다.물가도 지표와 체감의 차이가 크다. 지표물가 상승률은 올 상반기 1.3%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현대경제연구원이 조사한 같은 기간의 체감물가는 5.4%로 4배 이상 됐다.지난해 8월 같은 조사에서도 체감물가는 5.0%로 지표물가(1.2%)를 크게 웃돌았다. 체감물가와 지표물가의 차이 역시 이 기간 3.8%포인트(p)에서 4.1%p로 벌어졌다.취업자도 그렇다. 8월 취업자 수 증가 규모가 43만2000명으로 11개월 만에 최대치를 찍었지만, 실업자 수는 7월 되려 3만3000명이 많아지더니 8월에도 1만9000명 불어났다. 여름철 더 많아진 경제활동인구를 한국의 고용시장이 충분히 흡수하지 못한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상반기 297억7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이고 외환보유액 역시 3311억달러로 역대 최고치지만 가계의 건전성은 나빠졌다. 가계부채는 지난해 964조원에서 올 2분기 980조원으로 뛰었다. 1999∼2012년 가계부채 증가율은 연평균 11.7%로 가계소득(5.7%)의 두 배다.한국의 국가신용위험도 개선됐다. 국채 5년물에 붙는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은 이달 13일 75.71bp(bp=0.01%p)로 작년 평균 109.94bp를 크게 밑돈다. CDS프리미엄은 국가가 부도날 확률을 반영한다. 낮을수록 확률이 적은 것이다.반대로 가계의 신용위험은 고공비행 중이다. 한국은행의 가계 신용위험지수는 2012년 1분기 9에서 2분기 22로 급격히 뛰고서 4분기 31까지 치솟았다. 올해는 1분기 28, 2분기 22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금융위기 당시 최악의 수준(25)과 비슷하다.외국 자금은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8월 한 달간 약 19억달러의 한국주식을 순매수했다. 아시아 주요 7개국 증시 중 외국인이 순매수를 보인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코스피도 이 기간 0.6% 올랐다. 역시 7개국 중 유일한 상승이다.그러나 가계 및 비영리 단체가 보유한 시중통화량(M2)의 증가율은 7월 2.5%(평잔·원계열)로 기업(8.3%)은 물론 전체 평균(4.6%)에도 크게 못 미쳤다.전문가들은 이 같은 실물 지표와 서민 체감 경기의 괴리 원인으로 양극화 구조를 꼽고 있다.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 대기업과 내수 중소기업 간 차이를 비롯한 양극화 구조에서 막대한 가계부채 등이 민간소비 개선을 제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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