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단장’ HD현대… 정기선 “퓨처 빌더 되겠다”
포스코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 전환 선언
SK이노·LG화학, 배터리 전문 독립기업 분사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중공업·철강·정유화학 등 중후장대 기업들이 생존을 위한 신(新)사업에 나서고 있다. 사명까지 바꿔가며 ‘독한’ 체질 개선을 실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에 2022년은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해 새로운 50년을 시작하는 해다.”
세계 전자·IT 전시회 CES 2022년에 얼핏 어울리지 않을 법한 중공업 회사의 사장이 단상에 올라 이렇게 포부를 밝혔다. 정기선 사장이다. 지금은 사명도 현대중공업지주에서 ‘HD현대’로 변경됐다. 정 사장은 “다가올 50년은 세계 최고의 ‘퓨처 빌더’가 되겠다”고도 했다. 중후장대 제조업 기업에서 벗어나 첨단 기술 기업으로 변하겠다는 결의에 찬 각오다. 실제 정 사장은 “자율운항 기술을 기반으로 한 해양 모빌리티가 우리의 새 미래”라고 강조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중공업·철강·정유화학 등 중후장대 기업들이 수소, 배터리 소재, 저탄소 기술 개발 등 친환경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두산에너빌리티로 사명을 바꿨다. 중공업 이미지를 탈피해 ‘에너지’를 앞세운 것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글로벌 해상풍력 1위인 지멘스가메사(SGRE)와 국내 해상풍력시장에서 전략적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철강업계에서도 생존을 위한 신사업이 활발하다. 포스코그룹은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포스코그룹은 △그린 철강 △이차전지소재 및 수소 등 친환경미래소재 △친환경인프라 △미래기술투자 등 핵심사업 친환경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유화학 변신도 마찬가지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을 키워 각각 SK온,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전문기업으로 분사시켰다. 롯데케미칼은 수소, 전지소재, 리사이클·바이오플라스틱 등 매출 12조원 규모의 친환경 사업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ESG, 탄소중립 시대가 오면서 친환경 포트폴리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며 “기존의 중후장대 기업 이미지를 벗어나 신사업 확장은 생존을 위한 필수부가결한 선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