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이어 2분기에도 영업이익 줄감소 예상
완성차 생산 감소에 따른 납품 물량 줄은 탓
설상가상 원자재 가격 인상분 납품가에 반영 못해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국내 자동차부품업계가 모빌리티 시장의 급격한 변화와 코로나19 펜데믹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고금리·고유가·고물가 3중고까지 겹치면서 수심이 깊어지고 있다.
5일 자동차 부품 전문회사 중 1분기 실적을 공시한 83곳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 합계는 76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2% 급감했다. 83곳 중 60%에 달하는 49개 기업의 영업이익이 감소했고, 적자를 낸 회사도 30%인 25곳이나 됐다.
2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1조7793억원과 5116억원으로 추정된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53%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9.23% 감소하는 셈이다.
한온시스템도 올해 2분기 2조47억원의 매출액과 68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24%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31.83%나 줄어드는 수준이다.
현대위아와 만도도 매출액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미 이들은 1분기에 영업이익이 적게는 9%, 많게는 20% 감소하기도 했다.
부품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내는 것은 완성차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납품 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원자재 가격이 치솟았지만 오른 만큼 납품가에 반영하지 못했다.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 한국기업평가가 최근 발간한 ‘2022년 주요 산업별 하반기 전망 및 스태크플레이션 노출도’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부품사들은 교섭력 격차로 원재료 가격 인상의 판가 전이에 제약이 있어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 완성차보다 먼저 노출될 것으로 예상됐다.
전기차 전환 추세도 부품사의 가격 협상력을 떨어뜨리며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자동차부품업계 한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의 가격을 인상하는 방식을 통해 자신들의 수익성을 지킬 수 있지만 자동차부품업체들은 일정한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데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반영하기가 쉽지 않아 이익 자체가 전혀 보전이 안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