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첫날 일정 변경...자택서 국정구상 돌입
與도 국정쇄신 요구 "대통령 비서실장 교체"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여름휴가 첫날인 1일 예정된 휴양지 방문을 전면 취소하고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국정 구상에 들어갔다. 윤 대통령의 '내부총질' 문자파동 이후 국정 지지도 하락이 위험수위를 이르고, 여당 지도부가 줄사퇴하는 등 국정 운영이 총제적 난국에 빠져든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이날 아침 야당에서는 '대통령이 한가롭게 휴가를 보낼 때냐'는 취지의 비판의 메시지가 나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의 여름휴가 일정과 관련해 "(휴가 기간 중) 2~3일 지방에서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었는데 최종적으로 가지 않기로 했다"며 "서울에 머물면서 향후 정국 구상하고, 산책하며 휴식을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휴가 피크철에 대통령이 움직이면 해당 지역에서 휴가를 즐기는 분들께 폐를 끼칠 수 있고, 여러 가지 점을 고려해서 그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부터 닷새간 취임 후 첫 여름휴가에 들어간 윤 대통령은 당초 이 기간에 역대 대통령들이 휴가를 보냈던 경남 거제 저도에 머물면서 휴식을 취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하지만 국정 지지도 급락과 집권여당의 지도부 개편 문제가 분출하는 등 정국이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자 일정을 급히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렇게 집권당 내부 사정이 복잡하고 민생경제 위기의 파도가 계속해서 밀려오는데 윤 대통령과 안철수 의원이 한가하게 휴가를 즐기고 있어서 답답하다"며 "집권당 내부 사정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민생 위기를 극복할 국회 차원의 대책 마련이 지연되거나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정치에서 손을 떼고 민생에 전념하시라"며 "국정 운영 기조를 바꾸지 않는 한 대통령 지지율은 상승하지 않는다. 권력 장악, 정치보복 의도를 중단하고 민생에 전념하셔야 된다"고 했다.
한편, 국정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여당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대통령 지지율이 20%까지 떨어진 것에 문제의 본질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비서실에서 최소한 누군가는 책임을 지는 사람이 나와야 된다고 본다"며 “저희들(국민의힘) 당대표 대행이 그만뒀는데 같은 급의 비서실장 정도는 책임을 져야 되는 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어 "위기 상황에 비상대응이 필요한데, 메시지 집중 관리·일관된 관리가 필요하지만 (비서실장이) 도어스테핑을 못 막았다"며 "대통령의 마음을 잘 읽는 분들 중에서 정무적 능력이 있는 분을 (비서실장으로) 잘 쓰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