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국내 코인(가상자산)거래소들의 상반기 실적이 반토막 났다. 올해 들어 전일까지 비트코인이 51% 내리는 등 가상자산 시장의 불황으로 거래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상반기 매출액은 785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291억원) 대비 61.3%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5661억원, 172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9.7%, 88.2% 급감했다. 두나무는 2분기에만 34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 1분기에는 2068억원의 기록한 바 있다.
10조원대의 자산도 깨졌다. 두나무의 상반기 자산은 8조6808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10조2000억원대로 알려진 자산 총계보다 1조5000억원 가량 빠진 셈이다. 두나무 측은 글로벌 유동성 축소에 따른 디지털 자산 시장의 위축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두나무 관계자는 “당기순이익의 감소는 업비트 거래수수료로 수취해 보유 중이던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의 시세 하락으로 가상자산평가손실이 증가한 것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빗썸은 올해 상반기 204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6086억원) 보다 66.4%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1229억으로 같은 기간 60.8% 줄었으며 당기순이익은 74억9938만원으로 98.3% 급감했다. 특히 수수료매출이 크게 줄었다. 빗썸의 2분기 수수료매출은 799억4014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했다.
빗썸 관계자는 “테라 사태 이후 거래량이 2~3조원 전후로 줄었는데 최근 1조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며 “거래량이 전년도에 비해 3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코인원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24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액(1735억원)의 절반도 못미쳤다. 상반기 당기순손익 또한 149억원으로 지난해(708억원)보다 크게 감소했다.
이는 지난 5월 루나·테라 사태를 비롯해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에 따른 코인 가격 하락 여파로 풀이된다. 코인 시장의 불황으로 거래량 또한 급감했다. 30일 업비트에 따르면 전일 비트코인 종가는 2779만원으로, 올해 들어 51% 내렸다. 암호화폐 시총 2위인 이더리움 또한 전일 212만원의 종가를 형성했고 같은 기간 52.8%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실적 악화가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수수료 수익이 전체 수익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며 “NFT 사업 등 신사업에서 당장의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데다 금리인상 등 글로벌 하방 압력이 강해지고 있어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