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상륙과 만조시간 겹쳐 폭풍해일 가능…부산 등지 침수 대비
[매일일보 김간언 기자] 역대급 태풍 ‘힌남노’가 6일 오전 7시 남해안에 도달하는 등 빠르게 북상하고 있다. 전국이 초강력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강풍과 폭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힌남노가 남해안을 지나는 시간대가 만조와 겹칠 경우 경남해안에 폭풍해일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5일 기상청은 “태풍 힌남노는 6일 전 7시 부산과 남해안에 도달 할 것”이라며 "중심기압 950hPa 강도로 예상된다"고 예보했다. 지난 2002년과 2003년에 큰 피해를 남겼던 태풍 루사(960h㎩)· 태풍 매미(951.5h㎩)와 비슷한 크기와 강도가 예상된다.
이날 제주도 전 해상과 와 남해·서해에는 지역에 따라 태풍경보와 태풍주의보가 발령됐다. 서울과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졌다.
기상청은 힌남노의 북상이 빨라지며 남해안에 상륙하는 시간대가 만조시간과 겹쳐 피해가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역별 6일 만조시간은 제주 서귀포가 오전 5시 20분, 경남 거제와 마산이 각각 오전 4시 41분과 오전 4시 48분, 부산이 오전 4시 31분이다.
해일 가능성에 지난 2016년 태풍 차바로 인해 침수를 겪었던 부산 마린시티는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모래주머니와 가림막을 이용해 침수를 대비했다.
기상청은 브리핑을 통해 “힌남노가 북진하면서 중심 위치가 좌우로 50㎞ 이상 변동하고 있다. 강풍반경이 400㎞에 달하는 매우 큰 태풍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강풍이 불고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며 특정 지역을 상륙지점으로 상정하지 말고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중심기압이 957hPa인 상태로 2020년 경남 거제시에 상륙했던 태풍 ‘마이삭’의 예를 들어 “지금은 그때에 견줘 남해상 수온과 열용량이 높고 많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우리나라 전역이 역대급 태풍 힌남노의 영향권 아래에 들어왔다”며 “제주를 비롯해 남부 지방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비상상황 대응을 지원하는 게 아니라· 먼저 조치하고 보고해주시기를 바란다”며 “모든 공무원과 국민 여러분이 일치단결해 노력하면 우리 가족과 이웃을 지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행정안전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1단계에서 바로 3단계로 격상하고 위기경보 수준은 ‘주의’에서 ‘심각’으로 상향했다.
이상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중대본이 3단계로 격상되는 만큼 지자체와 관련 공공기관도 최고 수준의 대응 단계를 가동할 것”이라며 “해안가와 하천변 등 위험지역 방문을 자제하고 태풍이 완전히 빠져나갈 때까지 외출을 삼가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