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유럽에 핵 위협…승자 없는 핵전쟁 안 돼"
젤렌스키 "러 안보리 거부권 박탈해야"
마크롱 "푸틴의 새로운 실수"
[매일일보 김연지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군 동원령을 내리면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한 것에 대해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맹비난을 쏟아부었다.
VOA 등 외신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부분 동원령 발동을 공식 선언했다.
러시아가 군 동원령을 발동한 것은 소련 시절인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예비군 30만 명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내비치며 핵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오늘 푸틴 대통령은 (핵무기)비확산 체제의 의무를 무모하게도 무시하며 유럽을 상대로 공공연한 핵 위협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핵전쟁은 승자가 없는 전쟁이며, 결코 일어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제 러시아는 전쟁에 더 많은 군인을 동원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일부를 합병하려고 가짜 투표를 계획하고 있는데 이는 유엔헌장에 대한 매우 중대한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러시아의 군 동원령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내린 새로운 실수"라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평화와 휴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전쟁의 수준을 높이는 푸틴의 결정은 러시아 국민에게, 특히 러시아 청년들에게 나쁜 소식이며, 러시아의 고립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UPI, dpa,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는 전쟁을 원한다"며 러시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지위 박탈과 전쟁범죄 처벌을 요구했다.
그는 자신의 취임 직후부터 전쟁을 막기 위해 러시아와 88차례의 회담을 했다면서 "그러나 러시아는 전면적인 침공에 나섰다"고 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지금도 러시아가 협상을 말할 때는 자신들의 후퇴를 늦추고 싶을 때뿐"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들은 협상을 거론하지만 부분 동원령을 발표한다. 그들은 협상을 말하면서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에서 (영토 합병을 위한) 가짜 투표를 선언했다"며 러시아가 전쟁 종식에 대한 진지한 뜻이 없다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측근이자 보좌관인 미하일로 포돌랴크도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핵 위협에 서방의 최후통첩이 필요하다고 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도 러시아의 군 동원령 및 핵무기 사용과 관련해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러시아의 전략 태세를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존 커비 NSC 전략소통 조정관은 이날 ABC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그것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러시아의 전략 태세에 대해 최선을 다해 감시하고 있다"면서 "만약 우리가 (미국의 전략 태세를) 바꿔야 한다면 변경할 것이다. 그러나 당장 이렇게 해야할 필요성이 있다는 어떤 신호도 없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가 만약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대응책을 묻는 말에는 "심각한 후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푸틴은 세계 무대에서 더 왕따가 될 것이며 국제사회에도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