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형석 기자] 국내 최대 유통기업인 롯데그룹 계열사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점주들을 사찰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점주 “국회서 문제제기 하겠다” 사측 “일부 시정하지만 오해 있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경제민주화국민운동본부와 롯데재벌횡포피해자모임를 비롯한 11개 시민단체는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롯데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븐일레븐 사측이 편의점주를 불법 사찰했다며 사과와 시정을 촉구했다.사찰로 인해 인권침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한 편의점주는 본사 관리직원(매니저)이 세븐일레븐바이더웨이가맹점주 네이버 카페를 점주 아이디를 도용해 감시하고 카페에 점주인 척 접속해 사측에 비판적인 글을 게재한 점주들을 사찰하고 해당 글을 삭제할 것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또한 피해점주들은 매니저들이 점주가 부재 시 점포를 찾아 점포 내 폐쇄회로(CC)TV 녹화 화면을 수시로 체크하는 등 편의점주들의 성향과 특이사항을 문서를 작성·관리해왔다고 주장했다.매일일보가 입수한 사찰관련 자료에 따르면 매니저들은 해당 카페에서 활동하고 있는 점주들을 체크하고 본사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점주들을 지속 관찰하고 있는 것이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이 자료에는 매니저들이 점주 특이사항이라는 항목을 따로 만들고 편의점주들을 평가하면서“천성이 게으르다”거나 “귀찮아한다” 등 성격적인 면과 네이버 카페활동 점주, 사측에 부정적인 점주 등이 작성돼 있다.또한 논란이 됐던 광주지역 이외에도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안티카페에 활동 중인 점포들을 관리해온 자료도 발견됐다.
수도권지역 개점별 문제 점포 현황이라는 자료에는 사측의 담당 매니저의 이름과 함께 야간 미운영 점포, 안티카페활동 가입 점포와 가입이 의심되는 점포수가 표시돼 있다.이에 코리아세븐 측은 일부 실수를 인정했지만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최민호 코리아세븐 홍보팀 책임자는 “해당 네이버 카페는 편의점주를 비롯해 창업 예비자, 기자 등 일반회원도 가입할 수 있는 공개 카페”라며 “점주의 아이디를 도용한 것이 아니라 매니저가 직접 가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하지만 최민호 책임자는 “점주의 아이디를 도용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해당 점주가 오해한 일”이라고 해명했다.또한 최 책임자는 점주 관리사항 문서에 “천성이 게으르다”, “귀찮아한다”와 같은 용어사용에 대해서는 “직원들의 인성 교육을 통해 바꿔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안티카페 가입 점포 조사 문서에 대해서는 “일부 직원들이 작성한 것일 뿐 본사 차원의 지시사항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하지만 피해점주들은 9월 초 대표이사 고소하고 기자회견을 진행한 것에 그치지 않고 시민단체들과 을지로 위원회 등과 공동으로 국회 차원에서 롯데 그룹 전체의 문제로 확대해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이동주 을살리기비대위 정책실장은 “계속적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점주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롯데그룹이 사찰을 인정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정상화되고 있는 국회 일정에 따라 상임위원회인 정무 위원회를 중심으로 롯데그룹의 전반적인 문제와 함께 다룰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또한 이 실장은 “편의점법 개정안의 시행령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미니스톱 사태 등 다양한 편의점 문제도 함께 제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