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대운동장서 3천여명 하객 축하 속에 화촉
[매일일보 강태희 기자] 한국농어촌공사는 1일 경기 의왕시 본사 대운동장에서 결혼식을 미처 올리지 못한 다문화부부 20쌍을 초청해 합동결혼식을 올렸다.이날 결혼식에는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최규성 위원장(민주통합당)과 새누리당 윤명희 국회의원을 비롯해 다문화부부의 가족, 친지와 지역주민, 공사 임직원 등 3천여 명 하객이 참석했으며, 이상무 사장의 주례로 진행됐다.이상무 사장은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다문화가정이 우리 사회 당당한 일원으로 느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합동결혼식을 마련했다”며 “다문화가정에 대한 사회의 배려가 확대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서로 국적이 다르고 늦게 결혼식을 올리는 만큼 아름답고 감동적인 사연을 가진 부부도 많다. 1997년 우슈 청소년 국가대표 감독으로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대회에 참가해 금메달을 딴 이종호(47, 문경)씨는 이 대회에서 중국 심양체육대학 무술원과 교류를 하게 됐고, 이후 2001년 무술 공부를 위해 심양대학에서 유학하던 중 현재의 아내인 위나(36)씨를 만났다.결혼식을 올리려던 차에 어머니의 병환이 깊어 미룰 수밖에 없던 이종호 씨 부부는 이번 합동결혼식을 계기로 10년 만에 화촉을 밝히게 됐다. 이 씨는 “나를 위해 멀리까지 와서 고생하는 아내를 기쁘게 해주고 싶고, 한국이 따뜻한 나라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전했다.이번에 결혼식을 올리는 또 다른 부부인 권경수(44, 나주), 릴리베스 우미양 그랜디(36, 필리핀 출신) 부부는 12년전 결혼 초기에 남편의 건강 악화로 부인 그랜디 씨가 가장으로 가사를 책임져야 할 상황이었다. 그랜디 씨는 2010년에는 국가자격인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임신과 출산, 육아, 가사를 병행하는 중에도 가족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권 씨는 “12년 동안 가사와 육아 때문에 접어두었던 결혼식을 꿈을 이번 기회에 펼칠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한 이번 합동결혼식에서 공사는 결혼식 행사를 비롯해 2박3일의 제주도 신혼여행과 웨딩사진 촬영, 하객, 친지들의 교통편을 지원하는 한편 남진, 걸스데이 등이 출연해 결혼식을 치른 부부들과 지역 주민들을 위한 축하공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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