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민교기자] 올해 10월1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가 300억달러를 돌파했다. 특히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의 수출은 무려 20.2%가 줄어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반도체 수출과 대중 수출 감소세가 심화되면서 전체 수출 성적이 추락한 것이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17억97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0.2% 감소했다.
일 평균 수출액은 12.2% 줄었는데, 만약 이달 전체 수출액이 감소로 집계될 경우 2020년 10월 이후 2년만에 수출 감소를 기록하게 된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업황이 가장 심각했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 수출이 1년 전보다 20.6%나 줄어든 것이다. 이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약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는 게 관세청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달까지 2달 연속 줄었고 이달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나아가 철강제품은 무려 36.1%나 하락세를 기록했고, 석유제품과 무선통신기기 역시 각각 21.3%와 21.0% 뒷걸음질쳤다.
국가별 수출액을 보면 대중 수출이 큰 폭으로 줄었는데 이는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감소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중 수출은 23.4%, 대미 수출은 21.4% 감소했다. 일본은 무려 35.5% 수출이 줄었고, 대만도 37.6% 수출액이 쪼그라들었다. 이로 인해 대중 무역적자는 4억5900만달러를 보였고, 대미 무역수지 역시 1억200만달러 적자를 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11.3% 감소한 156억2200만달러다. 주로 원유(7.6%)와 석탄(10.4%) 등의 에너지 수입액이 증가세를 보였고, 가스(-16.1%)는 수입이 줄었다. 에너지 외에는 무선통신기기(39.1%)와 반도체제조장비(19.8%), 승용차(37.1%) 등의 수입이 늘었고, 석유제품(-14.3%), 기계류(-9.5%), 정밀기기(-21.0%) 등은 감소했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심화한 공급난과 원유·가스와 같은 에너지 가격 급등이 영향을 미쳤다"며 "여기에 미국의 긴축 행보에 따른 글로벌 경제 위축과 부동산 침체에 따른 중국 경기 둔화도 우리 무역수지를 악화시킨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무역수지를 보면 4월부터 9월까지 연속 적자를 기록해 1995년 1월부터 1997년 5월까지 이후 25년만에 6개월 연속 적자다. 이달 1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327억1400만달러다.
수출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132억6700만달러 적자(2008년) 이후 14년만에 연간 적자 기록을 갱신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