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투자證, 채무보증 3년 만에 12배 폭증
레고랜드發 ABCP 사태로 유동성 위기 확산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실적 개선을 위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를 확대해 온 중소형 증권사들이 자금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금리 급등으로 인한 부동산 경기 침체에 더해 강원도 레고랜드 PF 자산유동화증권(ABCP) 사태로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2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우리나라 증권사 47개사의 전체 채무보증 규모는 47조8775억원으로 지난 2019 상반기 말(41조4402억원) 대비 15.53%(6조4373억원) 늘었다. 특히 자기자본 3조원 미만의 중·소형 증권사에서 채무보증 확대가 두드러졌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 채무보증 규모가 되레 줄어든 곳도 있고, 상승폭 역시 상대적으로 크진 않았다.
단순 상승폭만 비교해 보면 BNK투자증권의 채무보증 규모가 가장 컸다. BNK투자증권의 채무보증 규모는 지난 2019년 6월 말 654억원에 그쳤지만, 3년 만에 1129.74%(7392억원) 폭증한 8046억원을 기록했다. BNK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1조원 수준인데, 이 중 약 80%가 채무보증에 해당한다.
다른 중소형 증권사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난 2019년 이후 현재까지 3년간 채무보증 추이를 보면 DB금융투자 2773억원 → 6067억원, 대신증권 6353억원 → 1조3642억원, 유진투자증권 4546억원 → 7288억원, 하이투자증권 9752억원 → 1조2974억원, 한화투자증권 8107억원 → 1조861억원, 현대차증권 4782억원 → 8306억원 등 대부분 크게 늘었다.
증권사 채무보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배경은 최근 레고랜드 관련 ABCP 사태로 PF유동화증권과 회사채 시장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18일 이후 월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건설사 신용보강에 의한 단기 PF 유동화증권 발행 잔액은 약 2조1000억원이고, 11월에는 2조8000억원까지 증가한다. 증권사 신용보강에 의한 단기 PF 유동화증권 차환 발행 예정 규모는 10월 중 6조2000억원, 11월 10조7000억원이다.
그러나 자금 시장이 경색되면서 신용등급 A1∼A2 증권사의 8∼10%대 금리(3개월 확약) ABCP가 미달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차환 발행 부담도 가중되는 상황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아직은 증권사가 보유한 유동성으로 차환 발행 물량이 어렵게 소화되고 있지만, 이와 같은 시기가 더 길어진다면 차환 발행 중단에 의한 건설사, 증권사의 신용위험이 커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