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사각지대’ 중소제조업, 인력‧예산 부족으로 관리 미흡
[매일일보 김민주 기자] 식품업계 전반에 안전 경보가 울리고 있다.
SPC 계열사 근로자 사망 및 손가락 절단 사고를 시작으로, 업계 전반에 안전사고 관련 위기감이 고조되자 각 기업들이 자체적인 관리 체계 재정비에 돌입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지난 24일부터 산업재해 사망사고 예방 및 안전한 산업 현장 구축을 목표로 6주 간 집중단속에 착수했다. 주요 식품 제조업체 1000여개를 대상으로 식품 혼합기 안전조치를 비롯해 ‘3대 안전조치(추락 예방조치, 끼임 예방조치, 개인 안전 보호구 착용)’ 등을 불시에 감독, ‘제 2의 SPC사태’를 막겠단 방침이다.
우선적으로 SPC그룹의 식품·원료 계열사 전체를 대상으로, 현장 유해·위험요인을 비롯해 안전보건 관리 체계 등 구조적인 원인을 점검·개선 지도한다.
이 외 식품 혼합기 등 위험한 기계·장비를 보유한 전국 13만5000여개 사업장의 안전조치 이행 여부도 집중 단속한다. 지난 24일부터 3주간 기업 스스로 자율 점검 기간을 주고, 이후 감독 시 적발된 사업장에 대해서는 시정 명령, 사용 중지 명령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할 예정이다.
식품제조업 현장은 유통기한이 짧은 식자재를 단기간 내 가공해야하는 업무 특성상, 피로 및 부주의 등의 사고가 빈번하다. 이번 단속 대상이 단순 안전시설 구비, 안전교육 이수, 다인 1조 근무 형태 만에 국한돼선 안된단 지적이 나온다.
노동부는 이번 SPL 인명사고 관련, 주 64시간의 ‘특별연장근로’가 적법하게 이뤄졌는지도 조사 중에 있다. 연장근로에 따른 '건강보호조치' 병행 여부 등이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건강보호조치'란 근로자에게 건강검진이 가능함을 사전 통보하고 근로자 요청 시 건강검진 실시하는 것을 뜻한다. △1일 8시간 내 특별연장근로 운영 △근로일 간 11시간 연속휴식 부여 △특별연장에 상응한 연속휴식 부여 중 하나의 조치를 실시하면 된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유예됐고, 인력 및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관리 감독 체계가 허술한 경우가 많아 안전사고 노출 위험이 더 크단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고용노동부 통계를 살펴보면, 2020년 규모별 산업재해율은 300인 미만 규모 사업장의 재해율(0.62%)이 300인 이상 보다 약 1.9배 높다.
노동부는 올해 300인 미만 제조업체 등 2000여사업장에 대해 시행 중인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행 컨설팅’을 2023년엔 50인 미만 제조업체 등 1만여 사업장으로 약 5배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한 중소 식품제조업체 관계자는 “SPC와 같은 대기업에서도 이런 산재가 발생했는데, 인력, 자본, 주목도 등이 덜한 소규모 제조 현장에선 아직 드러나지 않은 안전사고가 더욱 많을 것”이라며 “실제로 중소업계에선 아직 안전 관련 매뉴얼에 대한 숙지와 보호시설 등이 미흡하고, 이를 어디서 배우고 적용해야하는지 무지한 경우가 태반”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