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재원 기자] 주택청약저축 금리가 6년여만에 연 2%대로 인상된다.
8일 국토교통부는 최근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벌어진 청약통장과 시중금리와의 격차를 축소하기 위해 주택청약종합저축과 국민주택채권 금리를 각각 0.3%포인트(p) 인상한다고 밝혔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의 금리는 현재 연 1.8%에서 연 2.1%로, 국민주택채권 발행금리는 현재 연 1.0%에서 연 1.3%로 각각 인상된다.
이번 금리 인상에 따라 청약저축 납입액이 1000만원인 가입자는 지금보다 연간 3만원의 이자를 추가로 받게 된다.
또 소유권 이전등기 등을 할 때 1000만원 상당의 국민주택채권을 매입한 후 즉시 매도할 경우 부담금이 약 15만원 줄어든다.
주택청약저축 등 금리 조정은 2016년 8월 이후 6년3개월만에 처음이다. 국민주택채권 금리도 지난 2019년 8월 이후 3년3개월 만에 인상된다.
다만 무주택 서민을 위한 버팀목 대출(전세)과 디딤돌 대출(구입) 금리는 앞서 7‧8월 발표한 민생안정대책에 따라 올해 연말까지 동결한다. 국토부는 기금 대출금리 인상 여부는 다음해 초 금리 상황 등을 지켜보며 결정하기로 했다.
청약통장 가입자들은 그동안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3.0%,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5%대로 오르는 동안 청약저축 금리는 1.8%로 낮아 이자 격차가 크다며 불만을 제기해왔다.
이번 청약저축 금리 인상도 기준·시중금리와 기금 조달금리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시중은행 예금상품과의 금리 격차는 여전히 커서 청약통장 해지러시를 막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진훈 국토부 주택기금과장은 “청약저축과 국민주택채권 등을 통해 조성한 주택도시기금은 임대주택 건설, 무주택 서민에 대한 주택구입 및 전세자금 저리 대출 지원 등 다양한 주거복지 사업에 사용되고 있다”며 “청약저축 금리를 올리면 기금의 재무건전성 유지를 위해 대출 금리 인상이 뒤따라야 해 인상폭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청약저축 금리를 올리면 무주택 서민들에게 지원되는 버팀목대출과 디딤돌 대출 금리 인상이 수반된다는 것이다.
현재 통합공공임대 주택자금 대출은 연 1.8%, 디딤돌 대출은 2.15∼3.0%(생애최초·신혼부부 전용은 최저 1.85%), 버팀목 대출은 1.8∼2.4%(신혼부부·청년 전용은 최저 1.2%) 등으로 시중은행 대출금리보다 낮다.
이번 금리 인상폭은 기금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높인 것이라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인상된 금리는 사전 규제심사와 기금운용심의회 심의, 행정예고, 국토부 고시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청약저축 금리는 이달 중, 국민주택채권 금리는 다음달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권혁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청약저축의 금리 인상이 시중금리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청약저축 가입자 등의 편익 증진과 기금 대출자의 이자 부담, 기금의 재무건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면서 “내년 초 금리 상황, 기금 수지 등을 보면서 조달·대출금리의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