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신한은행이 지난 2010년 유력 정·관계 인사에 대한 고객 정보를 불법적으로 집중 조회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식 민주당 의원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신한은행이 2010년 4월부터 같은 해 9월까지 야당 중진의원을 포함한 정·관계 주요인사들의 고객정보를 지속적, 조직적, 반복적, 불법적으로 조회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김 의원은 “입수한 신한은행 고객정보 조회 관련 자료에서 박지원, 박영선, 정동영, 정세균 등 민주당 중진의원들과 18대 국회 정무위·기재위 소속 야당의원, 고위 관료,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포함한 신한은행 주요 임원의 이름이 지속적,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다”며 신한은행이 이들의 고객정보를 조직적으로 살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또 “같은 기간 20만건 안팎의 고객정보 조회가 이뤄졌고 그 내역이 거래내역 조회뿐 아니라 종합고객정보, 고객 외환 조회, 고객 여신 전체 조회, 고객 수신 전체 조회 등으로 망라돼 있다”고 밝혔다.문제는 이러한 고객정보 조회가 상거래 유지를 목적으로 한 영업부서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라 경영감사부와 검사부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다.김 의원은 “불법조회가 이뤄진 당시 민주당은 ‘영포라인’에 의한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비호 사실을 문제 삼고 있었고, 당내 특위로 ‘영포게이트 사건 진상조사위’를 구성했으며, 박지원 당시 원내대표를 필두로 민주당 의원들이 라 회장의 ‘50억 비자금 의혹’ 무마 배경을 집중적으로 추적했다”며 해당 정보 조회가 야당 정치인에 대한 사실상의 불법사찰이라고 주장했다.이어 김 의원은 “2012년 7월과 올해 7월 금융감독원의 두 차례에 걸친 종합검사에서 부실·축소·은폐 의혹도 밝혀져야 한다”면서 “금감원은 지금이라도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과 감독강화 등 후속조치를 신속히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