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성장률 둔화 및 러-우 전쟁 장기화 등 대외 여건 불확실성 커져
‘반도체 겨울’ 이겨내기 위해 반도체업계 조직 개편·투자 단행
완성차업계와 배터리업계가 손잡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 리더십 다져
[매일일보 박효길 기자]새해 세계경제 성장률 둔화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대외 여건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한국 산업계가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1일 산업연구원 ‘2023 경세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새해 거시경제 전망이 작년보다 어둡다. 세계경제는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유럽-러시아와 대만을 둘러싼 미국-중국 간 대립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플레 억제를 위한 주요국들의 금융긴축과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 등이 성장세를 제한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경기 향방의 주요 변수로는 미국·유럽 및 중국·러시아 등 지역 간 대립 심화에 따른 지정학적 불확실성, 주요국들의 인플레 완화 여부 및 통화정책 기조의 전환 시점, 그리고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강도와 성장 회복 정도 등이 관심사다.
한국 산업계는 민첩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반도체업계의 겨울이 예상되면서 삼성전자는 미래 기술에 초점을 맞춘다. 삼성전자는 테일러시 공장뿐만 아니라 20년에 걸쳐 2000억달러(약 262조원)를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 11곳을 짓는 등 중장기 계획을 추진 중이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위기 대응과 마케팅에 무게를 싣고 있다. 또 차세대 D램 HBM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국산 인공지능(AI)반도체에 8300억원을 투자해 반도체업계에 힘을 보탠다. ‘국산 AI반도체 기반의 K-클라우드 얼라이언스’를 출범시키고 오는 2028년 중국 추월, 2030년에는 미국 수준에 도달한다는 목표다.
완성차업계와 배터리업계가 손잡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 리더십을 다진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전기차는 생산라인을 확충한다. 기아 EV 신공장은 오는 3월 첫 삽을 뜬다. 또 완성차-배터리업계가 협업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SK온이 해외공장에 협력한다. K-배터리 3사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 공략 위해 현지 공장 증설에도 나선다.
항공업계는 안전·환경을 지키며 여객 정상화를 꾀한다. 지난해 1709만명이었던 인천공항 이용객수가 434% 증가, 올해 5307만명이 예상된다. 이에 항공사들은 매출을 높이고 흑자전환을 목표한다. 항공사들은 또한 안전을 위해 신형기 교체를 가속화하고 탄소배출 저감 등 친환경성 제고에도 나설 계획이다.
통신업계는 변화를 꾀한다. ‘탈통신’을 추진해온 성과가 새해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통신 3사는 특히 미디어 콘텐츠 사업 경쟁에 불이 붙었다. 본업인 통신 인프라 투자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게임업계는 장르, 플랫폼, 시장 다변화 전략을 취한다.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주요 게임사들은 기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모바일·PC, 국내 시장 중심 구조를 벗어나 슈터, 콘솔, 동남아·서구권 등 다양한 다변화 전략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