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구인난으로 기업 인사담당자의 고충이 깊어지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인력 부족 인원은 약 64만명. 이중 종업원 300인 이상 대기업의 부족 인원은 약 4만4000명으로 적지 않다.
중소기업의 구인난은 매스컴을 통해서 자주 접했으나 몇몇 대기업에서도 인력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정말 그런지 기업 인사담당자에게 사실 확인을 해보니 인력부족에 대한 고충뿐 아니라 지원자 수 감소에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최근에는 MZ세대 신입 지원율 감소로 고민이 깊었다.
인지도 하나만으로도 입사 동기부여가 충분했던 대기업의 인기가 최근 줄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대기업이 인력부족을 느끼는 데는 기업의 인력 효율화를 비롯해 입사 대비 퇴사자 증가, 인력 재배치 등 다양한 이유가 있겠다. 하지만 예년 대비 신입 지원율이 감소되는 원인에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필자는 MZ세대가 정의하는 업(業)이 기성세대와 다르고, 기업을 선택 가치관과 기준이 다를 것으로 가정했다. 이를 확인해보기 위해 558명의 MZ세대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을 선택하는 데 최우선 고려 조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최우선 고려 조건으로 △초봉(49.8%)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다음 △워라밸(15.6%) △복지제도(8.8%) △인지도(7.2%) 순이었다. 인지도는 후순위였다. 그보다 적절한 보상과 휴식이 더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정말 인지도보다 적절한 보상과 휴식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까? 더 정확한 답을 얻고자 응답자에게 ‘높은 인지도와 대규모 회사, 그러나 워라밸이 떨어지는 곳’ VS ‘낮은 인지도와 소규모 회사, 그러나 복지와 워라밸이 뛰어난 곳’ 중 입사하고 싶은 한 곳을 선택하게 했다.
그 결과, 과반(56.1%)의 응답자가 후자를 택했다. MZ세대 구직자 다수는 기업의 인지도보다 워라밸과 복지가 잘 갖춰진 곳에 더 매력을 느끼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외에 MZ세대 구직자들에게 채용과정에서 기업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알려달라고 했다. 가장 많이 꼽힌 메시지는 ‘이력서‧자소서 분량 축소(23.3%)’였다. 수 백자에서 많게는 수 천자를 써야 하는 자소서 분량에 꽤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다음 ‘채용공고 내 기본급, 상여금 등 명확한 급여 공개(19.9%)’, ‘직군 및 역할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17.7%)’ 등 기존 채용공고를 개선해달라는 의견도 있었다.
최근 신입 지원율 감소로 고민하는 기업이 있다면 현실적이고 실속을 중시하며, 공정성에 민감한 MZ세대의 특성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겠다. 그리고 이들의 의견을 반영해 실행 가능한 부분부터 개선한다면 대외 인지도는 물론 지원율 제고 등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