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연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국민의힘은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양심과 소신으로 임하라"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반면 민주당은 "검사 독재 정권의 야만과 사법 사냥에 단호히 맞서 검찰의 정치 영장을 압도적으로 부결시키겠다"고 전의를 다졌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6일 논평에서 "오매불망 불구속이 결코 미래의 행복한 결말을 보증해 주지 않는다는 것을 이 대표도 민주당도 이미 알고 있지 않나"라며 "무얼 해도 '방탄'이라는 꼬리표가 달린 민주당이 앞으로 '국민'과 '민생'을 말할 자격이 있는지, 그걸 목 놓아 외친들 진정성이 느껴질지 자문해봐야 할 때"라고 꼬집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를 향한 온갖 의혹은 끝이 없고, 지금과 같은 상황은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 뻔하다"며 "당 대표 한 사람을 지키기 위한 민주당의 방탄 올인을 지켜보고만 있기엔 국민 앞에 송구하고 이제 화마저 날 지경"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양심과 소신으로 한표 한표를 행사하라. 부디 대한민국을 위해, 그리고 지금껏 지켜왔던 진짜 민주당을 위해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고 말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구속사유가 차고 넘친다는 사실은 민주당 의원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이 대표는 지금 자신만 살고 민주당은 죽는 길을 선택하려 하고 있다. 민주당의 위기다. 민주당의 위기는 대한민국의 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체포동의안이 부결된다면 역사는 누가 국민 앞에 비굴했는지 그리고 누가 불의에 눈을 감았는지를 똑똑히 기록할 것"이라며 "민주당 의원들에게 다시 한번 현명한 결단을 촉구한다. 내일(27일)은 이 대표가 아니라 민주당의 운명이 걸린 날이다. 민주당의 손으로 민주당을 역사 속에 묻어버리는 엄청난 과오는 범하지 말라"고 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압도적 부결을 통해 검사 독재 정권에 단호히 맞서겠다고 했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은 범죄 혐의 입증보다는 범죄 이미지 뒤집어씌우기에만 혈안이 돼 '아니면 말고' 식의 터무니없는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며 "검사 독재 정권의 야만과 사법 사냥에 단호히 맞서 검찰의 정치 영장을 압도적으로 부결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검사 독재는 박정희·전두환 군사독재보다 더 악랄한 '신(新)독재'"라며 "윤석열 정권은 검찰 수사권과 기소권으로 폭력을 일삼고 있다. 검사 독재에 복종하지 않은 자에게는 무자비한 사법 사냥이 일상화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정희·전두환 독재정권의 김대중 죽이기, 이승만이 저지른 조봉암 사법살인이 21세기에 재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사무총장은 "대장동과 위례, 성남FC 사건 외에도 쌍방울, 백현동 등 검찰이 노리는 수사는 사건이 아닌 사람을 타깃으로 하는 명백한 표적 수사"라며 "새로운 증거는 없고 오로지 카더라 식 전언과 '시정농단' 같은 비(非)법률적 표현으로 허술하기 짝이 없는 억지 주장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방탄 국회' 논란에 대해서는 "역사적으로 불체포특권은 막강한 형벌권을 지닌 권력자가 입법기관 탄압을 위해 권력을 남용할 때 민주주의가 방해받지 않도록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연지 기자 [email protected]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