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공룡, 정품 두고 병행수입 집중
상태바
유통공룡, 정품 두고 병행수입 집중
  • 권희진 기자
  • 승인 2013.11.04 17: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병행수입 기본 취지 무색…쉬운 돈벌이 전락 ‘논란’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유통대기업들이 병행수입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면서 관련 시장 규모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한 때 제제를 가했던 정부도 물가 안정 차원 및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병행수입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맞물리자 대거 가세하고 있는 것. 그러나 일각에선 대기업들의 손쉬운 돈벌이로 전락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병행수입 시장은 의류·잡화 등 해외 유명브랜드 제품을 중심으로 총 1조원 정도 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해외 인터넷몰을 통해 구입하는 이른 바 ‘직접구매’를 포함하면 총 1조5000억원에 달한다. 향후 시장규모는 1∼2년 내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병행수입이란 독점 판매권을 갖고 있는 공식 수입업체가 아닌 일반 수입업자가 독자적 유통경로를 거쳐 국내로 제품을 들여오는 것으로 과거에는 수입업자 권리가 보호받지 못한다는 이유로 금지돼왔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1995년부터 수입제품의 가격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병행수입이 허용됐다.

특히 최근 들어 정부도 병행수입물품 통관인증제의 업체 및 상표 확대 시행 등 물가 안정을 위한 다양한 활성화 대책을 속속 내놓으면서 유통 대기업들이 잇따라 뛰어들면서 병행수입시장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통관인증제를 통해 그동안 해외 유명브랜드의 직접구매 상품을 대거 선보여온 코스트코, 홈플러스 등과 매출 경쟁을 펼치고 있고, 이랜드가 운영하는 직매입 백화점 NC백화점 역시 병행수입을 통해 관련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이는 백화점,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홈쇼핑, 오픈마켓 등 유통경로가 확대되는 추세다.

소비자들은 예전에 비해 고가의 명품을 다소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일각에서는 중소영세상인들의 경기부양을 위해 허용된 병행수입제도가 대기업의 손쉬운 돈벌이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A업체 관계자는 “대형 유통사들이 중소업체들의 영역까지 침범해 손을 뻗치는 건 병행수입 본래의 취지에 어긋나는 행위”라며 “독점계약을 통해 높은 가격으로 유명 브랜드를 국내 유통시키는 대기업이 다른 한편에서는 경쟁기업이 취급하는 브랜드를 병행수입해서 판다는 것은 이도저도 납득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정식수입업체들이 입을 타격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는 “병행수입 상품은 직접 병행수입을 통해 검증된 브랜드의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일 수 있어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은 만큼 품목을 다양하게 늘리는 상황”이라며 일각의 우려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기업의 영리를 위해서 오용될 수 있는 우려가 있는데, 병행수입제도의 올바른 정착을 위한 정부 차원의 다양한 방안이 마련된다면 기업만 윈윈하는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병행수입은 여전히 진품논란과 애프터서비스(AS)의 문제가 비일비재해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