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출국금지시키고 윗선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는 송 전 대표를 출국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대표가 돈 봉투 의혹의 최종 수혜자이자 중심인물로 지목된 점을 고려한 조처로 풀이된다.
검찰은 2021년 3∼5월 민주당 윤관석·이성만 의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구속기소),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감사 등이 공모해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국회의원, 대의원 등에게 총 9400만원을 살포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돈 봉투 살포에 관여한 인물들이 모두 당시 송 전 대표 캠프에 참여한 인사들이고 돈 봉투 제공 행위의 목적이 송 전 대표의 당선이란 점에서 검찰은 송 전 대표가 단순 인지를 넘어 적극적으로 범행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한다. 검찰이 확보한 이른바 '이정근 녹취 파일'에는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이 다수 포함돼 있다.
송 전 대표는 전날 이종배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의 고발로 피의자 신분이 됐다. 송 전 대표는 귀국 회견에서 “검찰이 주위 사람들을 불러서 주변을 돌기보다는 오늘이라도 저를 소환하면 적극적으로 응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소환조사가 이뤄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검찰은 수사팀이 정해놓은 계획에 따라 강 전 위원 등 공여자 조사부터 진행한 뒤 금품을 수수한 국회의원을 특정하는 작업을 거쳐 종착지인 송 전 대표 조사까지 이어갈 방침이다.
공여자 등 관련 수사가 마무리되면 검찰은 송 전 대표가 금품 살포에 관여했는지 관련 보고를 받거나 지시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송 전 대표를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